포기시대에 사는 20대 청년층의 현황

포기시대에 사는 20대 청년층의 현황

[ <연중기획> 신앙의 대잇기, 지금부터 시작이다 ] 숨쉬는 것조차 힘겨운 대한민국 20대 청춘보고서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6년 06월 01일(수) 14:44

우리 사회는 몇 년 전부터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을 일컬어 '3포 세대'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어 주택,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 세대'가 등장하더니 이제는 꿈과 희망마저 내려놓은 '7포 세대', 그리고 생명이 포함된 '8포 세대'에 이어 인생의 많은 것을 포기한다는 'N포세대'가 탄생했다. 이 같은 현실은 우수한 스펙을 갖추고도 좌괴감에 빠지기 쉬운 20대 청년들의 현주소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연예, 결혼은 이제 포기가 아닌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힘들어졌고, 꿈은 사치가 된 지 오래다. 청년들의 상처를 치료할 응급처방이 절실하지만 벼랑 끝에 내몰린 청년들에게는 실상은 막막한 어둠뿐이다. 밤을 새워가며 공부를 하고,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경력을 쌓아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게 바로 우리 사회, 우리 청년들의 자화상일지 모른다.
 
 #청년 수도권 쏠림 심화
 이 같은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거주하는 20~29세의 총인구는 669만 9048명이다. 그중 남성은 352만 7813명, 여성은 317만 1235명이다. 서울특별시에는 144만 722명이 거주하고 있고, 경기도는 166만 4870명이 집중돼 있어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부산에 45만 6514명, 대구 32만 6755명, 대전 21만 749명, 광주 19만 8686명, 제주 7만 7313명 등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현실은 한국교회 안에도 반영되고 있다. 본교단 청년 대학부 16만 2734명 중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노회 안에만 5만 1725명이 등록돼 있어 수도권 지역의 기독청년이 전체 인원 대비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수도권 쏠림현상 탓에 지역 교회 청년들의 이탈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대 청년들의 실업률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5월 11일 통계청 4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청년실업률은 10.9%를 기록해 지난해 동월 대비 3만 9000명을 넘어 0.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월 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달 연속 10%를 상회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취업 준비중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과 시험 준비생 등을 더하면 체감 실업률은 11%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청년들은 취업난과 생활고 등을 넘지 못할 벽으로 인식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최악의 상황을 선택하고 있었다. 최근 경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5월에만 서울 지역 120여 명의 청년들이 자살을 시도했고, 이 중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와 관련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청년 22.3%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선택해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19.8%는 직장문제, 17.6%는 외로움과 고독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10.9%는 가정불화, 8.6%는 이성문제, 5.2%는 성적, 진학 순으로 확인됐다. 결국 장기간의 실업으로 빈곤청년이 증가하고, 건강 심리상태 또한 악화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청년들의 사회적 문제는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다시 한 번 떠올랐다.
 
 #20대 부채도 자연스레 증가
 취업이 늦어지면서 20대 청년들의 금융 불안정도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2014년 학자금 대출 연체자 5만 8000여 명이 신용회복을 추진했지만 오히려 신용유의자는 5.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20대의 통신요금 연체자도 45만 2000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20대 전체 인구 중 6.74%가 통신요금을 못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9세 이하 청년들의 개인워크아웃 신청률도 2013년에 6098명에서, 2014년에는 6671명으로 573명 증가했다. 결국 청년들의 부채문제, 취업난은 결혼지체 현상으로 이어졌고, 20~29세 유배우자 비율은 1970년 27%에서 2010년 21%로 감소하면서 20대 100명 중 6명만이 결혼을 하고 배우자를 맞이하는 결혼 포기 세대로 살아가고 있다. 결국 청년들은 저 신용으로 고금리 대출, 이자 상환 등에 따른 부담으로 사회생활이 잠식당하는 한계에 직면했고, 신용회복을 비롯한 신용사다리가 끊어지는 악순환의 노예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로 받지 못한 20대 청년, 가나안 교인 되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사회적 문제로 상처 받은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도 위로받지 못하는 데 있다. 한국교회 20대 청년들은 급속히 감소하고, 캠퍼스선교를 비롯한 청년 선교단체는 위축되면서 청년들은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와 관련 총회교회성장운동지원본부가 주최한 한 세미나에서 청년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묻는 한 설문조사를 보면 27.3%의 청년들은 '교회운영에 대한 실망'이 가장 높게 손꼽았다. 이외에도 20.3%는 교역자 실망, 19.6%는 과다한 헌신요구, 13.6%는 평신도지도자 실망, 8.7%는 청년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해 청년들을 향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중 62.2%의 청년들이 신앙생활보다 취업이 '삶의 걱정' 1순위라고 응답해 청년들의 관심사에 대한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사랑은 더욱 시급해 보인다.
 이와 관련 이만식 교수(장신대 사회복지학)는 "젊은 교인들이 주저앉은 교회에 미래는 없다"며, "이제 한국교회는 청년들을 교회 전체에 활력을 주는 존재로 참여시켜야 한다"면서 청년들을 향한 한국교회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