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멀리 보라

선교, 멀리 보라

[ 땅끝에서온편지 ] <9>라이트국제성경신학교

홍경환
2016년 05월 25일(수) 13:24

선교사의 할 일은 현지인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먼저 보는 것이며 그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현지교회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일이 중복이 되면 될수록 서로에게 손해가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이 직접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래야 선교사가 떠나더라도 자생력이 있는 교회가 될 수 있다. 어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교회가 성장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교회도 아프고 나면 성숙해지고 인내한 만큼 성장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현지 교회는 현지인들에 의해서 스스로 한걸음씩 성장하게 될 때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게 된다는 점이다. 선교사가 현지인 교회의 담임목사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떠나야 할 때를 분간하지 못하고 있을 때 현지 교회는 점점 더 자립하기 어렵게 된다. 온 힘을 다해 도와주었더니 당신들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다고 하는 말을 들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선교지 교회에 이름도 생소한 한국교회의 이름을 가져다 붙이는 일도 이제 삼가 해야 할 일이다. 이제는 여러모로 좀 더 성숙한 한국교회의 선교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태국 남부는 뿌리 깊은 불교의 문화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이슬람의 영향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기독교가 매우 열악한 지역이다. 교회가 적으니 신학교에 공부하러 올 사람도 많지 않다. 학생이 없다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준비된 일꾼이 있어야 교회도 개척하고 성장할 수 있기에 앉아서 고민하기 보다는 일어나서 바로 시작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라이트국제성경신학교(Light International Bible Institute)'는 지난해 7월에 이렇게 시작됐다. 학교의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탁월한 교회 일꾼 양성이다. 4년 동안 성경 66권을 다 마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짰다. 모일 때마다 구약 한 권 신약 한 권씩을 집중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수업은 1년에 4차례 한 주간 집중강의로 진행을 하는데 이미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거나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부득불 선택한 방법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수업이 진행됐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다. 지난해 7월 첫 강의 때 두 명뿐이었던 학생이 두 번째 강의에선 네 명이 됐고, 올해 1월 세 번째 집중강의 때는 여덟 명이 됐다. 그래서 네 번째 강의인 이번 4월에는 16명이 올 것을 기대를 했는데 20명이 수업에 참석했다. 할렐루야!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갈급해 하고 있었고 이 일을 시작하게 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 신학교 사역은 태국 남부에 있는 한인선교사들이 교단을 초월하여 함께 하는 연합사역으로 진행하고 있다. 각 선교사들이 관련된 현지인 사역자들을 함께 데리고 와서 함께 말씀으로 세워나가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 선교 현장은 건물을 세우는 것보다 사람을 세워야 할 때이다. 예수님께서 12명의 제자를 키우는데 집중하셨듯이 우리도 충성된 일꾼들을 말씀으로 키우는데 집중해야 할 때이다. 라이트국제성경신학교가 이 사명을 온전히 이루어 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사 11:9)"

홍경환 목사
총회 파송 태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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