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자에게 보내진 메시지

죽은자에게 보내진 메시지

[ 목양칼럼 ]

박상기 목사
2016년 05월 17일(화) 15:21

지난 금요일 오전,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저는 빛내리교회 박상기 목사입니다. 간간히 성경 말씀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읽으시고 복되십시오." 첫 번째 말씀으로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 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하심이니라"(요 3:16)를 보내드렸다.

다음 날 답장 하나가 도착했다. 운동으로 친밀하게 교제하던 이사장님이었다. "아버님이 금요일 돌아가셨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음속으로 '아버님이 아직도 살아 계셨나? 참 장수하셨네!'라고 생각했다. 이미 이사장님 나이가 68세였기 때문이다.

주일, 사역을 마치고 그분께 전화를 걸었다. 한참을 받지 않아 끊으려는데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이사장님 전화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저는 아들인데요. 아버님께서 지난 금요일에 돌아가셨습니다." "이사장님이 돌아가셨다는 말입니까?" "네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순간 한대 얻어맞은 듯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날도 그분 사무실 근처 식당에서 지인과 점심을 먹고 사무실 앞에 차가 있길래 한 번 얼굴이라도 보고 갈까 했다가 그냥 지나쳤었다. 그리고 2시간 후 그분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러니까 내게 답장을 보낸 사람이 이사장님이 아니라 그분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그분을 만난 지 10여년 가까이 됐다. 체중이 늘어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때 쯤 운동을 결심하고 테니스 코트로 나갔다.

하지만 아무도 나와 파트너가 되어주지 않았다. 그 때 이사장님이 "저와 함께 난타 하시죠"라며 다가오셨다. 그일이 계기가 되어 아침마다 운동을 함께하며 교분을 쌓았다. 연세는 드셨지만 체력도, 지력도, 논리도, 감각도 전혀 세대차 이를 느끼지 못 할 정도로 재치 있고 지혜가 있는 분이셨다.

무엇보다 그분을 만날 때 마다 "목사들 틈에 끼어서 오랫동안 운동을 하는데 만약 저분을 구원하지 못한다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부끄러울까?" 그분에 대한 구원의 부담이 생겼다.

그 후 만날 때 마다 "선생님 예수 믿고 신앙 생활하셔야죠?"라고 권했다. 그러나 "목사님, 저 믿어요. 교회만 안 나갈 뿐이에요. 그리고 제 주변에 목사님들이 많아요. 가족 가운데 장로도 권사도 많아요"라며 교회는 안 나가도 구원을 자신하는 듯 너스레를 떨었다.

언젠가 그분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식사를 초대했다. 그리고 그 분 손을 잡고 영접 기도를 했다. 얼마 후 또 식사를 하며 주님께서 주신 감동으로 "이사장님을 만날 때마다 내 눈에는 하나님을 만나지 못해 방황하는 불쌍한 영혼이 보입니다"라는 말로 영적인 도전을 주었다.

그러자 "목사님 그러지 마세요. 나 이러면 목사님 안 만나요"라며 부담스런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역시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영접기도문을 함께 했다.  그분의 장례식장. 국화 한 송이를 잡고 한참 동안 초상을 들여다보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주변에 이렇게 믿는 분들이 많은데 영적 외톨이가 되어 방황했을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나마 두 번 씩이나 영접기도를 했던 것이 구원에 유효한 고백이 되어 부끄러운 구원이라도 받게 되었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내일이 온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마치 성경의 어리석은 부자와 같이 오늘 가진 것으로 만족하고 오늘 같은 내일이 보장 된 것처럼 살지만 내일은 우리의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이요, 만일 오늘 같은 내일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것은 은총인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너희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아침에 있다 살아지는 안개니라"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스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구원의 부담을 느껴야 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이다. 저들과 내 인생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알 수 없기에 때를 얻든 못 얻든 복음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전해야 한다. 구원의 메시지가 너무 늦게 도착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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