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만으로 만족 … 나를 귀찮게 하는 교회 '피곤하다'

주일 예배만으로 만족 … 나를 귀찮게 하는 교회 '피곤하다'

[ <연중기획> 신앙의 대잇기, 지금부터 시작이다 ] (12) 3040세대 교회에서의 위치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6년 05월 03일(화) 14:14

3040세대는 교회에서 어느 위치에 놓여 있을까? 한국교회는 갓 출발한 개척교회부터 시작해서 몇 만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리는 초대형교회까지 교회 규모가 다양하다. 이 중 80%이상이 100명 미만이 모이는 작은교회로 구성되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경우도 8700여 교회 중 4000개에 가까운 교회가 자립대상교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형태의 교회에서 30, 40대 젊은 부모 세대의 역할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서 30여 명이 출석하는 S교회는 교인의 대부분이 30대 40대로 구성되어 있다. 당연히 이들이 교회의 모든 일에 중심을 이룰 수밖에 없다. 이 중 10명 정도는 기존 교회에 출석하던 신앙의 뿌리가 있는 교인이지만, 나머지는 신앙생활이 1, 2년에 불과한 초신자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함께 어울려서 같은 일을 하다보니 결과는 신앙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지쳐서 교회를 떠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젊은층이 주를 이루는 수도권에 위치한 S 교회에 출석한지 3년째 접어든 K 집사(여)는 이곳에 이사 오기 전 출석하던 교회에서는 예배만 참여했었는데 현재 교회에서는 찬양팀을 비롯해 교회학교 교사, 셀모임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달에 한번씩 돌아 오는 식당 봉사까지 담당해야 한다.

그는 "출석인원이 30명 정도이기 때문에 교회에 출석하는 순간부터 여러 일들에 관여하게 되었다"며, "아직 어린 자녀가 있어서 돌봐야하고,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남편의 눈치까지 봐야 하기에 교회 생활이 쉽지 않다"고 털어 놓는다. 그러면서 K 집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쳐서 일을 놓고 싶지만 교회 형편을 생각하면 선뜻 결정하기 쉽지 않다"며, "실질적으로 이런 이유로 규모가 큰 교회로 옮겨 간 친구도 있다"고 말한다.

이렇듯 작은 규모의 교회들은 신앙훈련에 앞서 교회의 다양한 일부터 시작한다.  규모가 큰 교회에 출석하는 30, 40대 교인들은 작은 규모의 교회와 비교해 수월하게 교회 생활을 할 수 있지만, 교회 차원에서는 이들을 교회의 일꾼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의 헌법에 따르면 서리집사의 자격은 25세 이상된 진실한 무흠 세례교인이다. 또 집사(안수집사)와 권사는 35세 이상인 남자와 여자이면 자격조건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30, 40대는 서리집사의 자격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집사와 권사로 안수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서리집사의 경우 교회에 등록한 후 1년 이상만 되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교회 등록과 함께 서리집사로 임명을 한다.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진 30, 40대 교인은 서리집사는 필수이고, 교회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하게 되면 집사(안수집사)와 권사로 피택돼 활동을 하게 된다.

2000명이 출석하는 교회에서 서리집사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35세의 M 집사(여)는 3년전에 교회에 처음 등록해 2년이 지난 해에 서리집사로 임명 됐다. 돌봐야 하는 4살 6살 어린 자녀 두명이 있기에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전부이지만 교구담당 목사로부터 추천을 받아 서리집사가 됐다. "지난 연말에 다양한 사역을 권유 받기도 했다"는 M 집사는 "교인으로서 다양한 교회 활동에도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직장과 가정, 교회생활을 동시에 병행할 수 없기에 현재도 주일 예배만 참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두 교인들이 밝힌 사례의 공통점은 교회가 점점 더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신앙훈련은 예배시간에 설교를 듣는 것 외에는 없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M 집사는 "교회에서 다양한 성경공부반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신앙의 뿌리가 없는 초신자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다"며, "교회에 등록할 당시 4주간의 교육에서 교회에 대한 안내를 받은 것이 전부인데 어떻게 교회를 이해하고 교회 활동에 참여하겠느냐"며 현실에 대한 회의감을 털어 놓는다.

이렇듯 어린 자녀들을 두고 30, 40대의 신앙생활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46세로 부모로부터 신앙의 대를 이어온 C교회 W 권사는 "30대까지 자녀들을 양육하는 데에 정신을 쏟다보니 교회 활동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40대에 접어들면서 교회일에 조금씩 참여하다 보니 2년 전 권사로 피택됐다"며, "아직 교회 일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사 직분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최소한 교인이 왜 교회에서 활동을 해야 하는지는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신앙교육(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같은 나이대의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의 경우 신앙생활은 더욱 더 힘들다. 이 연령대의 남자들은 사회 초년생을 갓 벗어난 위치에서 사회생활에 올인해야 할 시기이다. 또 가정적으로는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교회에서는 존재감 마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연령대의 남자 봉사자들을 교회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다고 현장 목회자들은 털어 놓는다.

교회 창립 50주년을 지낸 300명 출석 규모의 교회에서 담임하고 있는 K 목사는 "60세가 넘은 장로 그룹과 비슷한 연령대의 안수집사 그룹을 빼고 나면 교회에서 활동하는 남자는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며, "교회의 허리 역할을 감당해야 할 30, 40대 남성들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는 이들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결국 이 30, 40대 남성은 주일에 예배를 드리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대형교회에 출석하는 50대에 접어든 C 집사는 "30, 40대를 보내면서 교회 생활은 주일 예배를 드리는 것이면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직장에서 만난 기독교인 동료들도 같은 입장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막상 50대에 들어서서 사회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교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선뜻 나서게 되지 않는다"면서 "30, 40대의 공백이 신앙의 대잇기는 뒤로 하더라도 결국 바른 신앙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본보가 연중기획을 통해 밝혔듯이 30, 40대는 신앙의 훈련을 받아야 할 연령대이다. 그런데 그들은 교회에 발을 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에 남아 있는 30, 40대도 훈련과 교육의 대상이 아닌 일꾼으로 보는 시각이 더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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