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 사장, 흐르는교회 문백수 목사

키즈카페 사장, 흐르는교회 문백수 목사

[ 이색목회 ] "다음세대 섬김 위한 다양한 접근, 이색목회의 출발이 됐죠."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6년 05월 03일(화) 14:04

서울동남노회 흐르는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문백수 목사의 다른 직함은 어린이 놀이공간 키즈카페의 사장이다. 문 목사가 운영하는 키즈카페, '마이쥬'는 지난 2013년 8월 정식 사업등록을 마치고 오픈했다. 서울 강동구 강일동 내 70평 규모의 최신 시설을 갖춘 카페에는 매일 수많은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방문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카페는 정식 입장료를 받으며, 최고의 놀이문화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빈틈없고 안전한 섬김으로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카페 수익금은 시설 운영에 전액 사용 중이며, 향후 지역 내 어린이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교회 개척과 동시에 키즈카페 '마이쥬'의 사장이 된 문백수 목사의 이색적이고 창의적인 목회 현장을 일문일답을 통해 들여다본다.

^키즈카페 '마이쥬'를 시작하신 계기는?
▲서울 강일동 아파트 상가 2층에 북카페형 교회를 개척했다. 초대교회의 원형을 따라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싶었다. 개척과 동시에 30평의 공간에 북카페를 만들었다. 성도들과 깊은 교제를 나누며,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 하지만 아이들이 많은 지역의 특성상 북카페에서 뛰어다니거나 테이블에 부딪혀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아이들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교육공간이 부족해 늘 아쉬웠다. 이 같은 고민을 하던 중 성도 한 분이 큰 헌금을 해주셨다. 이 헌금을 가지고 어린이를 섬기며 지역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대안을 찾던 중 키즈카페를 선택했다. 키즈카페는 교회의 문턱을 자연스럽게 낮추고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교회의 원동력이 됐다.

-키즈카페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교회 인근 지역은 다자녀 가족이 많다. 경제적 여건과 지역 특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무료 키즈카페로 운영할 생각이었지만, 안정된 서비스, 시설 운영을 고려했다. 또 높은 임대료와 관리비 등의 현실을 감안해 타 키즈카페보다는 저렴하지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다양한 놀이 공간에서 아이들은 즐거운 시간을 갖고, 부모들은 담소를 나누며 교제하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근 초등학교 반모임과 생일파티 장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흐르는교회, 키즈카페의 역할은 무엇인가?
▲흐르는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목마름을 해갈하고 가정과 교회를 거룩하게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상에서 날마다 수고하지만 채울 수 없는 그 허무를 키즈카페라는 통로를 통해 채워보려고 한다. 특별히 키즈카페를 통해 만나는 지역 주민들은 어느새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들의 고민과 문제를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녀를 위해 찾은 공간에서 마음의 빗장을 열고 복음을 받아드릴 준비가 되면 복음의 씨앗을 심고 있다.

-목회자, 그리고 '키즈카페 사장'이라는 이중의 직분을 감당하면서 어려움은 없는가? 또 이 두 가지 부분을 완충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목회자와 사장, 두 가지를 감당함에 있어 일에 대한 신학적 고민과 영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회의감이 들 수 있다. 목회는 거룩한 직분이고, 키즈카페 사장은 세속적인 직분으로 생각할 때 벌써 갈등은 시작된다. 이런 속성을 분리하기보다는 목회, 키즈카페도 하나님이 주신 귀한 일이고, 내가 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밥벌이가 아니라 사명이라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 이웃 섬김은 하나님이 주신 기쁨이다. 매일 아침 키즈카페를 청소하면서 목회적인 깨달음과 회개, 그리고 묵상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노동 가운데 내려놓음과 비움, 새로운 은혜를 체험하고 있다.

-현재의 목회 사역에 만족하고 있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모험적인 목회는 결코 쉽지 않다. 힘들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가난과 고난은 하나님을 더욱 찾을 수밖에 없기에,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눅6:20)'라는 말씀을 늘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있다. 지금의 목회가 나를 늘 깨우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성도 그리고 교회를 세우게 하시고, 날마다 회개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심에 감사하다.

-최근 사회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창의적 목회가 부각되고 있다. 목회현장의 창의성 어떻게 발굴하고, 지속할 수 있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창의적 목회가 앞서 나가는 목회의 일반적인 개념보다, 지역의 상황과 필요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현사회가 낳는 부정적인 결과들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목회적 돌봄을 실천하는 것이 창의적인 목회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 목회자의 전문성, 다양성을 위해 나아갈 방향은?
▲목회적 다양성을 위해선 고민과 연구가 늘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교육시스템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결국에는 노회와 총회가 이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행정과 정치 분야 외에도 급속하게 변하는 한국사회 그리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모임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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