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떨어질까?

금리, 더 떨어질까?

[ 경제이야기 ]

박병관 대표
2016년 04월 12일(화) 13:46

박병관 대표
독일국제경영원ㆍ가나안교회

지금으로부터 5년 전 필자는 평소 거래가 있던 독일의 한 은행 지점을 방문했다. 여러 일로 자금이 필요했던 터라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서 였다. 담당자는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6%였던 대출금리가 절반인 3%대로 떨어졌다면서 고정금리 대출을 권유했다. 결국 나는 10년간 연  3%의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적지 않은 자금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독일의 금리는 지속해서 떨어져 현재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0%이며, 부동산담보대출은 1% 내외에서 받을 수 있다. 당시 나는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어야 했다. 경제학을 전공했으면서도 이성적 판단을 내리지 못한 대가로, 앞으로 5년간 많은 이자를 독일 은행에 내야 한다. 

현재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해서 앞으로 꼭 반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학에서 시장 금리는 투자와 저축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형성된다. 경기가 안 좋으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소비 대신 저축을 늘리면서 금리가 하락한다. 반대로 경기가 좋으면 투자와 소비가 늘고 저축 성향이 감소하면서 금리가 상승한다. 

2008년 이후 금리가 지속해서 하락한 것도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투자와 소비 등 총수요가 감소한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었다. 

여기에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정책 금리를 인하한 것도 시장에 저금리 기조를 안착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 이후 실물 경제적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신흥국 경제도 부진에 빠져들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여전히 확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애초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세계 주요국의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에서 더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저물가와 함께 저금리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노령화와 같은 구조적 요인이 만성적 투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저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인 저금리는 많은 부작용을 야기한다. 최근 우리 경제에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좀비 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것도 저금리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교회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은 저금리로 인해 노령층의 실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사실이다. 젊어서 저축해 둔 돈의 이자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퇴직자들은 생활이 쉽지 않다. 최근 노령층에서 근로 인구가 늘어난 것도 저금리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장기금리의 하락으로 보험사들의 연금 상품이 비싸졌다. 즉, 같은 보험료를 내고도 향후 수령하는 연금액이 줄어든 것인데, 이로 인해 은퇴자들뿐만 아니라 노후를 준비하는 젊은 세대의 불안도 커졌다. 

교회는 경제적으로 삶이 팍팍해진 교인들을 위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힘든 현재를 사는 모든 이들을 진정한 안식으로 인도하고, 미래의 참된 소망이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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