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 부모부터 먼저 보듬으라"

"자녀들 부모부터 먼저 보듬으라"

[ <연중기획> 신앙의 대잇기, 지금부터 시작이다 ] (9)3, 40대 부모세대 특성 (下) - 교회적 측면

지장규 목사
2016년 04월 05일(화) 14:21

한국교회의 교세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왔고, 그것이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을 뿐이고, 앞으로도 큰 이변이 없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교세가 감소하기 전부터 교회의 침체에 대한 대비를 나름대로 준비해왔다. 그러면서 그것을 위해 항상 내걸었던 슬로건은 '다음세대를 살리자'였다. 다음세대가 누구인가? 그들은 우리의 자녀들이다. 자녀에게 집중해야하는 것은 틀리지 않는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생겨난다. 항상 다음세대를 이야기 할 때 교회는 소위 다음세대라고 불리는 자녀들에게만 집중했다.

그러나 자녀세대의 신앙교육은 교회학교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시간의 예배와 30분의 공과시간으로 소위 '다음세대'를 살리고, 그것으로 앞으로 다가올 교회의 위기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세대를 살리려면 자녀들을 교회학교의 교육에만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교회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자녀의 신앙교육을 이야기 할 때 교회학교 이야기만 하지 않고, 교회와 가정 사이에 신앙의 연결고리를 이야기한다. 이것은 다음세대 신앙의 교육은 교회만의 책임이 아니라, 가정까지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앙교육은 부모의 책임이요 의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세대를 이야기 하면서 우리는 자녀만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부모를 빼놓고 자녀의 신앙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들의 부모인 세대, 소위 말하는 30, 40대의 부모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자녀에게 있어서 부모는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신앙의 대를 잇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 교회의 역할보다 크다 할 수 있겠다. 교세 감소를 겪고 있는 한국교회가 그 위기를 극복하고 건강한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신앙의 대 잇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한다면, 그들의 부모 세대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신앙의 대잇기 지금부터 시작이다(1)에서 지적한 것처럼 베이비 부머 세대의 자녀인 에코세대인 30, 40대가 한국교회가 폭발적인 부흥을 경험하고 그 일에 앞장섰던 부모세대보다 헌신적이지 않을뿐더러, 신앙 생활에 집중할 수 없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 지금 다음세대의 부모세대인 30, 40대는 그 신앙의 유산을 자녀에게 물려줄 만한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어떤 의미에서 30, 40세대가 이러한 세대로 전락하게 된 것일까? 그것이 단순히 그들만의 잘못일까? 아니면 교회의 책임일까?

일반적으로 30, 40대의 사회적인 특징을 보자면 결혼 초기에 경험할 수 있는 혼란한 상태이다. 그들은 결혼초기에 부부관계에서 갈등으로 인한 관계 피로도가 심한시기이며, 자녀 출산과 양육 등의 스트레스로 인한 심신의 피로도가 가장 심한시기이다. 여기에 더해, 노후준비와 자녀의 교육 등에 들어가야 할 경제적인 여건을 준비해야 하는 가장 불안하며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즉 부부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자녀양육, 경제적인 위기 등에 대한 해답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렇게 무엇 하나 안정된 것이 없는 그런 30, 40대에 대안과 해답을 줄 수 있는 것이 교회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다방면의 불안과 위기 등에 관한 적절한 답을 신앙안에서 찾아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30, 40대의 현실이다.
왜일까? 앞서 이야기 했던 이들 세대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특징들이, 교회 안과 신앙생활안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안에서도 안정을 찾기 힘든 그들이 교회안에서도 신앙의 안정을 찾기란 여간 쉽지 않다.

그렇다면 30, 40대가 교회 안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특징을 보자. 이미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심지어 아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정체성은, 청년기의 정체성에 머물러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러한 자기에 대한 이해로 나타나는 현상은 교회 안에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교회 안의 장년부서에서의 적응을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본인들의 부모세대와 함께 신앙을 나누는 것 자체를 세대차이로 인식해 버리는 경우가 있어, 신앙의 돌봄을 받아 신앙의 거목으로 접어 들어야할 30, 40대가 여전히 미성숙한 신앙인으로 머물 수 밖에 없게 된다.

또한 교회가 그들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것에서 오는 신앙의 침체기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마음 놓고 예배드릴 만한 장소는 한국교회 현실상 찾기가 쉽지 않다. 아이가 어릴 때 쉽게 찾는 예배 처소는 자모실이다. 그런데 그 자모실에서 바른 예배를 드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설교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그곳에서는 찾을 수 없다. 예배를 통한 회복과 신앙의 성장은 고사하고, 본인 자녀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자녀들로 인해 스트레스만 쌓이는 시간이 된다. 단지 그곳에 앉아 있으면서 '나는 오늘 예배를 드렸다' 정도의 위로만 얻을 수 있을 뿐이다. 이 시기가 자녀의 수에 따라서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이어지다 보니 청년 때 가지고 있었던 신앙을 모두 잃게 되는 영적인 침체기, 공백기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그렇다고 어느 정도 자녀가 자라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해서 신앙마저 성장해 있는 것은 아니다. 수년 동안 영적인 침체기를 경험한 이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시간이 많아졌다고, 육아에서 좀 자유로워졌다고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채움 없이 나눔이 일어 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채움의 장 마저 이들에게 마련해 주는 것이 교회 입장에서는 쉽지않다. 왜냐하면 이들 30, 40대는 끼어있는 세대라고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교회의 중추적 역할을 여전히 감당하고 있는 교회의 부흥세대인 신중년 세대의 요구를 여전히 등한시 하지 못한다. 더불어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다음세대인 자녀세대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30, 40대를 위한 교회의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들 세대에 대한 인식 자체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헌신을 이끌어 내야할 대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신앙이 방전되어 있는 그들은 여전히 채움 받아야 할 교육의 대상임을 잊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신앙의 대잇기를 위해서는 교회가 이들의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신앙의 대잇기는 이들 세대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들을 포기하거나 간과해버리면 자녀세대에게 아무리 많은 투자를 집중적으로 한다고 해도 신앙의 대는 이을 수 없다. 그러면 결국 한국교회의 위기는 극복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건강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려면 이들 세대의 필요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자녀의 양육과 육아 등으로 지친 그들을 신앙적인 관점에서 지원 하고 도와줄 대안을 교회가 마련해 주어야 하고, 그들의 신앙의 상태를 고려한 예배와 또래 나눔 소그룹 공동체를 마련해 주어 신앙으로 바르게 성장하도록 도와주며, 또 그 신앙을 자녀에게 물려 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교육과 관심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신앙의 대를 잇는 것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들 세대가 바로 서있지 않으면 신앙의 대는 다음세대에게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30, 40대는 봉사와 사역의 주체가 아니라 사회생활 및 육아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양육 받아야 할 교육의 대상이라는 인식의 전환, 이것이 바로 교회가 사는 방법이고 위기 극복이고 신앙의 대를 잇는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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