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위에 서는 교회

말씀 위에 서는 교회

[ 목양칼럼 ]

엄대용 목사
2016년 04월 05일(화) 14:17

교회에 부임하고 3년째 되던 해였다. 부모님 때부터 새능교회에서 자라서 결혼을 하는 형제가 있었다. 자매는 외부에서 온 자매였다. 결혼한 지 3년 만에 첫 아들을 출산하여서 그 집에서는 축제분위기였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6개월 된 아이가 황달이 진행되어 간이식을 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동네 병원을 다니면서 황달을 방치하여 간 이식까지 가게 되었다. 검사결과 아빠의 간을 받기로 하고 그 이듬해 2월초에 수술 날짜를 잡아 놓았다. 갓난아기라서 잘못될 수 있다는 말에 온 교회는 비상이었다. 모든 성도들이 기도를 하며 어떤 분들은 금식을 하며 간구하였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성공적으로 수술을 잘 마쳤다.

여리고성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기쁨이 온 성도들의 가슴에 전해졌다. 기도하면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기쁨의 순간이었다. 수술비를 위해 모든 남선교회를 비롯하여 성도들이 모금을 하고 기독교방송에서 소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기쁨도 잠시 이후 4개월여 동안 뇌종양환자, 암환자와 8톤 트럭과 충돌 사고로 거의 죽음 직전에 이른 성도 등 큰 환자와 사고만 연이어 5건이 발생하였다. 뇌종양환자는 그 병원이 생긴 이래로 가장 큰 뇌종양이라고 하였다. 마치 욥의 고난을 보는 듯하였다. 온 교회는 비상이었다.

기도를 선포하고 금식을 선포하고, 교회는 말 그대로 영적전쟁을 선포하였다. 그러나 한꺼번에 밀려오는 고난으로 성도들의 입에서 기도가 나오다가 점차 원망과 불평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출애굽후 물이 없어 하나님을 원망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솔직히 목사인 나로서도 왜 하나님이 이렇게 연이은 고난 속으로 몰아넣으시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되어지는 기도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능력이 손길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가망이 없다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손길이 붙잡고 계셔서 수술을 잘 마치고 회복되어지고, 교통사고를 당한 성도가 회복되어 지는 모습을 보면서 기도회는 점차 힘을 얻고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반신반의하면서 참여하던 교인들도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들을 보면서 더욱 힘을 내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평하고 원망하던 입에서 점차 찬양이 나오기 시작하고, 확신이 없던 믿음들이 주님이 도우신다는 확신에 찬 믿음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조금만 어려움이 있어도 기도하면 된다는 믿음의 고백을 교인들 스스로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마치 기도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응답되리라는 기세를 가지고 문제가 있는 교인들이 있으면 서로 기도하라고 재촉하고, 기도하면 된다는 말을 하고, 격려하고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병이 낫지 않는다면 믿음 없는 모습으로 비춰질까 염려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기도하면 된다는 용기를 주기도 하지만 병이 생기거나 문제가 생기면 신앙생활을 잘못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처럼 율법주의로 흘러가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데 더 문제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기적을 맛보았던 신앙이면 오래도록 믿음생활을 잘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조그마한 문제에도 시험 들고 삐지고 안 나오고 하는 것이었다. 오죽했으면 한때 설교 전 인사가 "삐지지 맙시다"였다.

출애굽기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는 과정이 나온다. 430년 동안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하나님의 권능의 손길에 의해서 모세를 통하여 출애굽을 하게 된다. 얼마나 기쁘고 감격스러운 모습인가? 그 기쁨도 잠시 그들 앞에는 홍해가 가로막고 있고, 뒤에는 추격하는 바로의 군대를 보는 상황에서 심히 두려워하여 원망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하나님은 밤새도록 큰 동풍을 불게 하셔서 홍해를 가르고 그곳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무사히 건너가게 하셨다. 이 큰 구원이 있은 후 사흘 만에 물이 없어서 불평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래서 느낀 것이 기적은 사흘 정도 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는 어려울 때 기적을 체험하기를 원한다.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하도 답답하기에 기적을 바라는 것이다. 기적을 경험하면 신앙이 다시 힘을 얻고 굳건해 질 수 있다. 그러나 신앙생활에는 체험이 다는 아니라고 하는 것을 목회를 하면 할수록 깨닫게 된다. 예수께서도 "너희가 나를 본고로 믿느냐 나를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이 복되다"는 말씀을 하신 것도 이런 연유에서가 아닌가 한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