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간 매일 차량봉사 신병구 장로

23년 간 매일 차량봉사 신병구 장로

[ 평신도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6년 03월 31일(목) 14:17

23년 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교회 차량봉사를 한 장로가 있다. 부천노회 과림리교회 신병구 장로(80세)는 차량기사가 별도로 없는 교회 사정을 고려해 차량봉사를 해오고 있다.

신 장로는 매일 새벽과 주일낮에 노인들 및 걷기 힘든 성도들을 위해 무보수로 교회승합차를 운행하고 있다. 20년 넘게 특별히 급한 용무가 있지 않는 한 차량 운행을 빠지지 않았을 정도로 끈기와 성실함이 빛난다.

새벽기도회에 맞춰 성도들을 데려오려면 본인은 새벽 4시 전까지 교회에 도착해야 한다. 이후 교회가 위치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주변 마을 곳곳 10군데 정도를 돌아오면 1시간 정도가 걸린다. 물론 예배 후 다시 집앞까지 또 운행을 한다.

신병구 장로는 "어르신들과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교회로 편안하게 모시고 오는게 인생의 즐거움이다"라며 "이제는 나도 나이가 들어 주변에서 말리기도 하지만 힘 닿는데까지 봉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신 장로는 교회 주변 청소도 도맡아하고 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교회에 오면 곧바로 빗자루부터 들고 주변을 모두 정리한다. 이 또한 신 장로가 가진 삶의 낙이다.

신 장로는 평안남도가 고향으로 6.25전쟁 당시 뜻하지 않게 혈혈단신 남한으로 내려와 정착한 실향민이다. 홀로 과림리에 내려와 갖은 고생을 다했다.

"이북에 있을 때 7살 무렵 1년 정도 교회를 다닌 기억이 나요. 해방 후 중학교에 진학하고 6.25전쟁이 터지면서 이산가족이 됐습니다. 지금도 고향과 남겨진 가족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신 장로는 소위 '머슴살이'를 하며 의지할 것 없는데다 배고픈 설움까지 당했다. 그러다 돌을 굽는 공장에서 일하며 모아놓은 돈으로 쌀을 매수해 팔고 여기서 얻어진 소득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이때 부인 길명자 권사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신앙이 돈독한 부인의 영향으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며 실향민의 아픔과 인생의 고단함을 복음으로 달랬다.

이후 신 장로는 포도농사로 기반을 닦고 양계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재정여건이 탄탄해졌지만 그럴수록 더욱 낮아지고 섬겼다. 또 교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묵묵하게 봉사에 전념하고자 시무장로를 65세에 조기은퇴했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빗자루와 운전대를 잡는다.

한편 신병구 장로는 3녀 1남을 두고 있다. 아들은 과림리교회 안수집사, 사위들은 2명은 목회자이며 1명은 현재 신학공부 중으로 든든한 신앙가정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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