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차 군종감 대회 참관기 (下)

제26차 군종감 대회 참관기 (下)

[ 기고 ] 생명의 향연이 풍성한 군 선교 현장

이정우 목사
2016년 03월 22일(화) 14:42

그런데 개최국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등의 나라는 군종장교로서 '인본주의 군종장교'(Humanitarian)가 활동하고 있었다.

필자는 이들이 군에서 군종장교로서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인도주의 군종장교'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물으니 그들 대답은 "군에서 신자 보다 비신자들이 더 많다. 신자들은 성직자들이 돌봐 준다고 한다면 비신자들에게 전쟁 임무를 수행하고 해외 파병될 때 이들을 정신적으로 돌보아 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는가?"였다. 그래서 그들의 하는 일은 인간의 잠재된 잠재력과 의지를 일깨워 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장병의 군 생활 뿐 아니라, 전시 임무 수행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군종학교 처장으로 있을 때 교육 입교한 군종장교들에게 이따금씩 역설했었던 말이 있다. '참호 속에 무신론자가 없다'고 하는 말이다. 이 말은 군종장교가 왜 군에 있어야 하는 지, 장병들에게 절대 절명의 위기 앞에서 사생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즉 장병 신앙의 필요성에 대해 압축해 주는 말이다.

이 말을 자주했었고 이 말을 신념처럼 간직하고 있는 필자에게 유럽에서의 이러한 변화들은 생소함을 넘어 적지 않은 고민을 하게 했다. 즉 '우리도 앞으로 이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또한 이러한 변화들이 우리에게도 먼 미래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이번 회의를 통해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선교적으로 느낀 점은 유럽과 북미가 가고 있는 방향과 포커스는 '공존' 논리였다. 그리고 그 범위와 한계 내에서 선교라는 말은 '종교 상호 존중과 인정'에 박제가 되어 그 어떤 시도도, 그 어떤 진전도 없어 보였다. 소위 우리 현장이 갖고 있는 아직 식지 않은 군 복음화 열정은 그들에게서 찾아 볼 수도 없거니와 금기시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군 선교 환경은 아직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환경이다. 감사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군 선교 현장도 예전과 달리, 쉽지만은 아닌 참으로 녹록치 않은 환경이다. 외적으로 2만불이 넘은 시대에 신앙의 무용론, 포스트모더니즘 풍조. 내적으로 '무종교도 종교', 인권 차원에서 강요 금지, 여기서 강요의 한계를 어디까지 정해야 되는 것인지 권유, 혹은 권면도 강요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인지...

지금까지 통해왔던 모든 틀과 방식을 전면 고민해야 하는 환경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 땅의 청년들이 주님을 만나는 생명의 향연이 제일 풍성한 현장이 군 선교 현장이다. 아직은 선교의 마지막 보루가 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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