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멋대로' 결정하는 인생-자살, 천국 갈 수 없는 이유

'제 멋대로' 결정하는 인생-자살, 천국 갈 수 없는 이유

[ 목양칼럼 ]

강인구 목사
2016년 03월 02일(수) 15:04

재수생이 아파트 21층에서 뛰어내렸다. 명문대학교에 합격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했나보다. 특목고를 졸업하고 꽤 좋은 대학교에 합격했다. 그러나 명문대에 합격한 친구들이 많았다. 재수를 결심했다. 입시가 다가올수록 부담감에 짓눌렸다. 시험도 치기 전에 숨이 막혔다. 결국 스스로 주저앉고 말았다.

장례식을 치르는 내내 슬픔과 안타까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가족은 물론이고 교인들도 짓누르는 듯 무거운 분위기에 압도당해, 눈물과 침묵으로만 장례식은 진행되었다. 장례 마지막날, 고인의 어머니가 멍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목사님, 우리 아들 천국에 갈 수 있어요?" 자살한 아들이 천국마저도 갈 수 없을까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목사에게 답을 듣고 싶었으리라. 한 줌 '위로'를 기대했으리라.

'자살'한 사람은 천국에 갈 수 있을까? 거의 모든 목회자와 성도는 '아니요'라고 답변한다. "왜냐?"고 물으면,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신데, 사람이 마음대로 했기 때문"이란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주인이 하나님'이신데 '마음대로'하는 것이 어디 생명뿐인가? 삶 전체가 주님 것이라고 고백하면서, '제 뜻대로'사는 날이 대부분 아닌가? 그 장례식을 치루면서, '자살'하면 천국에 갈 수 없다는 확신을 가졌다. '신학'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답을 얻었다.

아들이 아파트 21층에서 뛰는 순간에 자기 목숨만 끊은 것이 아니라, 그 순간 가족들 모두의 목숨은 끊어졌다. 삶이 멈추었다. 다시는 웃을 일도 없을 것이다. 맛난 것도 없을 것이다. 즐거운 일도 없을 것이다. 기뻐할 일도 없을 것이다.

맛난 것을 먹어도, 좋은 옷을 입어도, 바라던 일이 생겨도, 아름다운 곳에 가도, 언제나 아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 생각이 모든 감정과 기분을 짓눌러버릴 것이다. 살았으나 죽은 것과 같은 삶이다. 자살한 아들은 자기 생명만이 아니라, 부모의 생명도 죽였다.

부모에게 짓는 죄가 사람이 세상에서 짓는 가장 큰 패륜이다. 하나님께서도 부모에게 함부로 하면 반드시 죽게 되리라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인 죄, 호흡이 있으나 죽은 것과 같은 삶을 살게 만든 엄청난 죄를 짓고 어떻게 천국에 갈 수 있겠는가? '자살'은 '자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끔찍한 살인행위임을 깨달았다. 어디 자살뿐이랴? 사소한 언행으로 평생토록 치유되지 못하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중학교 때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 온 직후, 선생님께서 무심코 던진 한마디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 분에 대한 모든 기억은 다 잊었지만, 그 당시 상황과 그 말 한마디는 잊혀지지 않는다.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마 그 분은 잊었을 것이다.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도 모를 것이다.

오늘도 무심결에 상처와 아픔을 주지 않았을까? 기억도 못하는 말에 상처 받고, 의미도 없는 행동에 아파하는 사람은 없을까?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죄를 짓고, 수 많은 영혼을 죽이고 있는 우리는 천국에 갈 수 있을까?

십자가 보혈로 우리 죄를 대신 감당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더욱 깊은 감사로 무릎 꿇는 사순절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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