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착오와 성장

시행 착오와 성장

[ 땅끝에서온편지 ] <2> 각양각색의 인도선교

이희운 선교사
2016년 02월 17일(수) 09:54

13억 인구에 육박하는 카스트와 우상숭배의 나라 인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직 총회파송 선교사는 총 24가정이다. 2012년 한국교회의 인도선교 30주년을 기점으로 인도 현지선교회는 점차 분립해 현재는 3개의 선교회가 활동하고 있으며, 남한 면적 30배의 인도 전역에서 타문화권, 한인 목회, 현지인 교회 동역 선교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인도 선교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아 '개교회나 개인 선교사를 중심으로 한 각개약진의 선교'와 '협력 선교'가 뒤얽혀있는 형국이다. 필자를 비롯해 다수의 선교사들과 교회들, 현지 기독교인들이 은연중에 경쟁적 선교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는 때때로 선교사, 현지인 동역자, 후원자, 심지어 가족들 간에 거룩한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며, 서로의 존재로 인해 괴로워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래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도 선교사들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이 전파되고 있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인도 기독교인의 비율은 2.3%로 변함이 없지만, 교회들은 실제로 2배 가까이 성장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이냐 겉치레로 하나 참으로 하나 무슨 방도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 이로써 나는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리라(빌1:18)"
 
지난 2004년 여름, 필자는 일방적으로 "향후 20년 동안 인도 28개 주에 선교센터를 지어 지역선교를 펼치겠다"고 공언하며 이곳에 왔다. 그 당시 인도 벵갈루루에서 필자의 거창한 계획을 들은 한 고참 선교사님이 "꿈은 좋은데 쉽지 않아요"라고 담담히 답했던 것을 기억한다. 여러 해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야 필자는 그 조언을 떠올리며 28개 주를 3개 주로 축소했고, 또 다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영역을 남한 지도와 흡사한 까르나따까주에 국한해 스스로의 달란트와 역량에 맞는 현실성 있는 선교를 시작했다.
 
'교육, 매스미디어, 교회를 통해 인도를 예수 십자가 사랑으로 이끌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으나, 순간순간 드러나는 자신의 죄성으로 인해 '하나님의 선교'와 '죄인들의 선교'가 날줄과 씨줄처럼 얽혀지곤 한다.
 
우리 선교사들의 약한 것과 모난 부분을 강하고 선하게 변화시키는 주님께선 '죄인들의 선교'도 '하나님의 선교'로 바꿔주시며, 무익한 사람들을 모아 유익한 일을 하게 하신다. 마치 선교의 생명망처럼 말이다.
 
인도 본토의 달리트 천민들과 함께 천막이나 시골집 등에서 먹고 자기도 하며 바닥 중심의 선교를 하다가, 어느새 카스트 문화에 오염돼 미움, 다툼, 시기질투를 벌이는 스스로를 깨닫게 되면 화들짝 놀라게 된다.
 
현지문화라는 사탄의 유혹과 생존 논리에 거룩한 복음적 삶을 빼앗기고, 척박한 인도에서 남들보다 빠른 성과를 얻고자 화학비료와 농약을 주면서 오염된 현지 문화를 모방하고 있는 나 자신이 '곤고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 멀고, 벌거벗은 위험한 모습'임을 깨닫게 된다. 눈물로 회개하며 보냈던 시간들을 잊지 않고 싶다.

이희운 선교사/총회 파송 인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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