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섬기는 공무원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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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색목회 ]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학생안전과 사무관 안해용 목사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5년 12월 30일(수) 10:29

한국기독공보가 2016년 새해를 맞이해 다양한 목회 현장을 찾아갑니다. 교회의 담임목사 되기가 5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통과해야 할 만큼 어렵고, 매년 신학졸업생이 규칙적으로 배출될 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목회자들의 다양성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다양성을 겸비한 목회 사역은 미래목회의 새로운 유형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적지 않게 나타납니다. 결국 돌고 돌아 교회 밖 양 떼에 대한 관심을 가져 달라는 우리 사회의 주문처럼 들립니다. 이번 기획이 전통적이고 획일화된 목회 현장을 벗어나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고 다양한 재능과 은사를 발휘하는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격려와 도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젠 목회자들도 세상에 나가 배워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경험하면서 교회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과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결국 다양한 '목회 채널'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의 학생안전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안해용 사무관은 부산장신대학교를 졸업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소속의 목사다. 아니 바꿔 말하면 용천노회 안해용 목사(47세)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며 다음세대를 위한 일에 목회적 은사를 발휘하는 중요한 목회자다.

2016년 새해, 경기도 내 학생들의 안전과 법률지원으로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안 목사를 의정부 근무지에서 만났다. 

그는 "경기도교육청에서 180여 만 명의 학생들을 위해 11만 교직원과 함께 교육정책 개발 및 학생들의 안전과 법률지원을 위한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특별히 학교폭력과 관련된 업무와 자살 예방을 위한 일들에 집중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경기도 내 학생과 교사들의 안전, 학부모와 교육청 직원들을 위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그는 매일 아침 6시 출근길에 오른다. 여느 직원의 근무생활과 다를 바 없지만, 늘 가슴 한편엔 사역지로 향하는 목회자의 열정과 헌신이 불타오른다. 목회자 신분 때문에 많은 직장 동료들이 색안경을 끼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을 위해 고민하고 땀 흘리는 그의 헌신은 동료들을 든든한 지원자로 조금씩 변화시켜 나갔다.

안 목사는 "목사이면서 교육청 공무원인 거죠. 그래서 늘 배운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며, "신학교 학창시절, 교회에서 성도들을 섬기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 다음세대를 섬겼던 고민과 흔적이 이곳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어진 업무를 중요성을 소개한다. 

안 목사는 경기도 내 학교폭력 분쟁조정관으로 활약 중이다. 학교폭력에 있어 가해자와 피해자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별히 학생들의 자살예방도 그의 몫이다. 매년 경기도 내 20여 명의 학생들이 자살하고, 300여 명의 학생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을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그는 "이 같은 문제에 접근할 때 목양적 접근이 상당히 중요했다"며, "결국 목회자는 어디에 서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자세로, 어떻게 사역을 펼칠지 고민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담임목사 신분으로 성도들을 섬기는 평범함을 벗어났지만, 다음세대를 위한 우리나라 교육 정책에 목양적 접근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안 목사는 "경기도교육은 한국교육의 중심이다. 학생 수가 가장 많고, 규모도 제일 크다"며, "정책을 세우는 직원들의 섬김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안 목사는 관공서와 함께 특별한 사업을 기획 중이다. 반려견 테마파크를 조성해 학생들이 반려견을 통한 정서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 그는 "이곳에서 한국의 교육정책과 다음세대를 위해 목회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고민하며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와 많은 목회자들이 이제는 더 넓고, 깊게 다양한 목회 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목회자뿐만 아니라 교회 또한 사역의 폭을 넓히고, 다양성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회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야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교육 현장에 서 있어보니 학생들의 필요를 알게 됐고,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적 회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것. 교회와 목회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세상에 뛰어들어야 할 이유를 확실히 찾은 셈이다. 

안 목사는 오늘도 한국교회의 미래가 될 다음세대들을 위한 고민에 빠져있다. 그리고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을 갖고 대안을 찾으면 우리나라의 교육도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자신의 목회도 이같이 정의했다. 

"저의 목회는 학교와 교회,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입니다. 더 많은 목회자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곳에서 다리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도전하는 삶을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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