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경제

전쟁과 경제

[ 경제이야기 ]

박병관 대표
2015년 09월 08일(화) 14:17

박병관 대표
독일국제경영원ㆍ가나안교회


지난달 독일 출장 중에 기차로 이동할 일이 있었다. 기차 내부에 비치된 여러 신문들이 북한의 지뢰 도발과 이에 따른 남북한의 대치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에게는 일상이 되다시피 한 전쟁의 위협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전쟁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국방비 지출이 수반된다. 전쟁의 위협이 크면 클수록 국방비 지출은 상승하기 마련이다. 이번 북한의 도발 이후 우리 정부는 이미 내년도 국방비 예산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비 지출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러 실증분석이 있었는데, 대부분 국방비 지출이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국방비의 총수요 진작 효과를 꼽아야 할 것이다. 즉, 국방비 지출이 국민경제의 총수요 중 한 축을 담당함으로써 안정적인 생산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국방비 지출은 그 외에도 상당 부분이 연구개발에 투입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국방비 지출은 정말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일까? 좀 더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국방비 지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경제에 좋은 것일까?'

위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다. 경제분석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자칫 놓치기 쉬운 부분이 국방비 지출이 민간지출과 대체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국방에 지출되는 금액은 그만큼 민간소비와 투자를 상쇄시킨다. 만약 국방비로 지출되는 재원이 민간에 의해 지출됐더라도 비슷한 규모의 총수요 진작 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따라서 국방비의 총수요 진작 효과와 경제성장 기여도는 민간지출의 경우와 비교해 평가해야 한다. 

만약 그 오랫 동안의 국방비 지출을 국민이 민간소비의 형태로 지출할 수 있었더라면 사회적 후생은 크게 증가했을 것이다. 또한 국방에 대한 투자 대신 민간투자가 이뤄졌다면 경제에 또 다른 혁신을 가져왔을 것이다.

정작 전쟁이 발발하기라도 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치명적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스위스는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다. 국민 1인당 소득과 평균자산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40년간 스위스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5%에 불과했다. OECD 평균성장률 2.5%는 물론 서유럽 평균성장률 2.0%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경제가 역동적이지 못한 스위스가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가 된 가장 큰 비결은 과거 전쟁을 하지 않았던 데 있다.

요약하자면 국방비 지출은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이는 부분적이며 사회의 전반적인 후생에 미치는 효과는 부정적이다. 특히 전쟁은 생산능력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경제에 치명적이다. 

우리는 경제적 이유에서도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줄여나가고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몸소 실천하신 메시지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라고 생각한다.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신앙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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