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기적

커피 한 잔의 기적

[ 예화사전 ] 예화사전

신관식 목사
2015년 08월 26일(수) 17:36

목회 길도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다. 오르막만이 은혜와 영광이 되는 것이 결코 아님을 목회 현장에서 수 없이 겪게 된다. 내리막이 오르막보다 힘들고 숨차고 고통스럽지만 내리막도 은총임을 조금 지나면 알고 깨닫게 된다.

목회가 힘들고 계속 내려가고 있었다. 성전을 건축하면 눈에 보이도록 성도의 수가 늘어날 줄 알았다. 제주 목회는 서울, 도시 목회와 달랐다. 부흥과 성장의 덫에 걸려들었다. 더 이상은 이 교회에서 목회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떠날 생각이 가득하게 했다.

무겁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이웃교회 최 목사와 함께 바닷가와 야자수, 잔디로 어우러진 곳에서 커피 한잔을 나누며 대화하게 되었다. 최 목사가 물었다. "신 목사님은 목회를 얼마나 열심히 하시나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하니, 목회를 100으로 계산한다면 몇 %로 목회하고 있는지를 묻는다고 했다. "70~80% 정도는 되지?"라고 쉽게 답했다. 최 목사가 "나도 형님처럼 그 정도 목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 다음날 새벽기도를 인도하고 각자 개인기도 시간이 되어 기도하고 있을 때 기도가 나오지 않는 괴로움 속에서 강대상에 무릎 꿇고 시간만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도들의 기도소리가 작아지고 하나 둘씩 일어나 나가고 성전에 홀로 있을 때 기도도 못하고 있는 내게 성령님이 찾아와 물으셨다.

"몇 % 목회 한다고?"라는 질문에 나는 "80% 정도요"라도 대답했다. 순간 성령님이 책망하듯 강하게 말씀하셨다. "80% 정도 하고서는 떠나게 해 달라고? 다른 교회 좋은 교회로 보내달라고? 처음 단독목회를 100%도 해 보지도 않고, 생명 걸고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떠나겠다고?"라고 하셨다. 그러나 나는 "그래요, 이 교회는 안돼요, 법환교회를 위해 생명을 걸 수 없어요!" 하나님께 항변을 했다. 그 때 성령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언제 법환교회에 생명을 걸라고 했느냐? 한 영혼, 한 영혼에 생명을 걸어라!"

이 성령의 책망과 사명 앞에 통곡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이 죄인을 용서해 주세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죽이시기까지 사랑하신 한 영혼에 생명을 걸겠습니다!" 그 다음 주일 예배설교 때 부족하고 못난 종에게 찾아오신 성령 하나님의 깨우침을 눈물과 회개, 결단으로 고백했다. "80%의 목회를 100% 목회, 생명 걸고 한 영혼 바라보며 목회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생명목회에 생명을 같이 합시다!"

그 후 전도 소그룹을 일주일에 17개를 열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늦으면 새벽 1시까지 영혼사랑, 영혼구원을 위하여 달려갔다. 부흥을 이야기하지 않고, 성장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성도들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새 가족들이 모여오기 시작했다. 2년 사이 '법환 예수 가족'으로 출석성도가 150명이 늘어났다.

내리막으로 내려만 가고 있던 목회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목회가 행복하고 즐겁고 기뻤다. 목회의 본질을 붙잡고 걸어가니 하나님이 세워가시는 교회의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주일 오후 이웃교회 헌신예배 설교 부탁을 받고 이 목회적 변화를 간증했다. 그 교회에 당시 제주노회 노회장 장로님이 계셨다. 그 분이 나를 볼 때 마다, 나를 소개할 때마다 "생명 걸고 목회하는 목사"라고 불러 주고 소개하는 영광 아닌 영광을 받아야했다.

지금도 목회적으로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다. 그 때마다 기억한다. "본질로 돌아가라!"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고…(창28:12).

신관식 목사 / 법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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