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라는 꼬리표

'여성'이라는 꼬리표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5년 07월 21일(화) 14:27

올해 제100회 총회에는 17명의 여성 총대가 참석하게 됐다. '역대최고'라는 말에 반가우면서도 여전히 1%를 벗어나지 못한 수치에 씁쓸해진다.

교단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여성총대 30% 할당제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해마다 1% 안팎이라는 수치로 무시당한다.

여성들에게 '그날'이 올까. 백발이 성성한 한 여 목회자는 "될 일"이라고 했다. 그는 "여성 안수를 위해 60년을 싸웠다. 조금이라도 그 날이 빨리 오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여성총대 30% 의무화를 위해 공청회며 토론회를 열어도 남성들과 공감대 형성이 안되는 것이 아쉽다"는 그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계란을 깨트려 흔적이라고 남겨봐야지"라며 아쉽고 서운한 마음을 표현했다.

총회 여성위원회(위원장:김예식)는 오는 총회에서 여성위를 상임위원회로 전환해줄 것을 청원하기로 했다. 김예식 목사는 △지교회의 여성장로 선출 및 65개 노회 및 총회 총대 선출시 여성 30% 선출 헌의 △총회 총대 20명 이상 파송하는 노회의 여목사 장로 1인 이상 총회 총대 파송 청원 등의 사업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첫번 째 과정이라며 여론을 끌어내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상임위 전환시 직원채용과 사업비까지 최소 1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다가 일부에서는 "여성위가 역차별"이라는 발언까지 나올 정도로 남성들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하물며 여성들조차 "총회에서 이슈도 안되고 묻힐까 걱정"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고 교회의 60% 이상이 여성인데도 교단 내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구가 없다. 언제쯤 여성과 남성이 교회의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하며 '여성'이라는 특별한 꼬리표가 없이도 총대가 되고 총회와 노회에서 중직을 책임지며 동역자로서 걸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적어도 이제 네살 난 딸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교회에서만은 '여자'이기 때문에 헌신을 강요받지 않기를, 어떤 정책결정권에서도 배제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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