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표절' … 교계도 '뜨끔'

소설 '표절' … 교계도 '뜨끔'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6월 29일(월) 18:38

최근 한 유명 소설가의 표절 논란으로 국내 문학계에서는 이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해당 소설가는 처음에는 부인했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시인도 부인도 아닌 어정쩡한 사과를 했는데 이를 계기로 문학계에서는 그동안 관계자들은 암암리에 알고 있었던 다른 작가들의 표절 의혹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 사건으로 우리는 진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드러나며, 이러한 문제 앞에서 자정하지 않고 쉬쉬하며 넘어갈 경우에는 그와 유사한 더 많은 잘못된 사례들을 양산하게 된다는 교훈을 또 다시 얻게 됐다.
 
지난 6월 24일 본보에 한 전화가 걸려왔다. 8년 전 설교 표절로 물의를 빚었던 담임목사가 지금도 표절을 하고 있다는 당시 부목사의 제보였다.
 
전 담임목사의 여전한 설교 표절 사실에 분노한 그는 본보에 목사의 실명과 시무교회까지 밝혀줄 것을 요구했지만 명예 훼손의 소지가 있고, 자료 부족으로 그 목사가 8년 동안 계속해서 표절을 했다는 확증을 할 수는 없는 상태라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었다.
 
지난 2007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목회자 363명을 대상으로 한 '설교 준비, 설교문 작성 실태 및 의식조사'에서는 타 목회자의 설교를 그대로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목회자가 43%에 달했다. 인터넷과 미디어가 발달하고, 유료 설교 정보 사이트의 수가 늘어난 지금은 표절 경험자가 이보다 더 증가했을 것이라는 것이 현직 목회자들의 공감대일 것이다.

물론 이는 비단 목회자만의 잘못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한국교회 목회자의 경우 주일예배, 수요기도회, 금요철야기도회, 새벽기도회, 심방 설교 등 일주일에 준비해야 하는 설교가 너무 많아 물리적으로 설교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에게는 그 어떤 직업 종사자에게 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며, 목사의 설교를 통해 교인들은 영적 양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교 표절은 나와 교인들, 더 나아가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는 메르스 같은 악성 바이러스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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