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박힌 칼

내 가슴에 박힌 칼

[ 목양칼럼 ] 목양칼럼

이정원 목사
2015년 06월 29일(월) 17:37

나의 목회에 가장 큰 힘은 창세기 1장 31절 말씀이다.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원어성경에 보면 'טוב מאד(토브 메오드)'이다. 어느 목사나 그러겠지만 필자도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은 목회를 하고 싶다. 그런데 참 목회는 어렵다. 특히 너무 많이 모자란 나같은 목사가 목회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수 십 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과거 한 교회를 부임했다. 이 교회는 17명의 교회 중직자들이 힘든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예배당을 새로 분양 받아 빚에 시달리는 교회였다. 중직자들은 내실은 다지지 않고 "무조건 해외선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나는 "나무의 뿌리를 살린 후에 선교를 하자"고 말을 했다. 그러자 17명이 중심이 되어 목사 쫓아내기 운동을 전개했다. 그 중 한 명이 몹시도 나를 힘들게 했다. 모 집사님이었다. 그 집사님은 아내, 남매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술만 마시면 아내와 남매의 목에 칼을 들이대며 포악을 일삼는 자였다. 그 결과, 그 가정의 식구들은 다 우울증 환자들이었다. 부인 집사는 참 착한 분인데 그 모진 고생을 다하고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두 아이들은 아빠로 인한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집사님은 술만 먹으면 새벽 2시 쯤 내게 전화를 하는 것이다. 전화를 하면 별 포악한 욕을 다 쏟아 놓았다. "너, 다음 주일 설교 시간에 칼로 찔러 죽일거야." 참 힘든 시기였다. 지금도 그 칼은 제 가슴에 박혀 있다. 수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 한도 없이 퍼부어대는 언어폭력, 그 칼은 지금도 제 가슴을 도려내는 듯하다.

폭력에 시달리는 아빠를 보던 고등학교 3학년 우리 아들은 너무 화가 나던지 "아빠! 그 사람 누구야. 내가 죽여 버릴거야. 나는 절대로 목사는 안 될거야"라고 울부짖는 등 아내와 아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깊었다.

그 때마다 주님을 생각했다. 말씀을 붙잡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과 같이 너희도 서로 받으라"(롬 15:7). "주님이 나를 받아주셨다. 주님이 나를 받아 주시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예수를 믿으며 어떻게 목사가 되었겠는가? 받아 주자. 받아 주자. 그냥 받아 주자."

그리고 외친 한마디 "해납백천(海納百川), 바다는 백 개의 개천 물을 받아 들인다."였다. 나는 목양을 하면서 이 말을 수없이 생각했다. "바다 같은 주님의 마음으로 다 받아 주자. 욕을 해도 받아 주자. 죽인다고 해도 받아 주자. 무조건 받아 주자."

그리고 새벽기도 후 40일간 그 집사님의 집에 가서 가정예배를 드려 주었다. 그리고 많이 변화된 집사님의 모습을 남겨 놓고 나는 목회 임지를 옮겼다. 교인들은 "왜 그런 미친놈의 집에 가서 예배를 드려 주냐?"고 했으나 나는 받아 주어야만 했다. 주님이 나를 받아 주셨는데 누구를 못 받아 주겠는가?

해납백천을 실천하고 살려하니 하나님은 제게 많은 복을 주어 교회가 평안하다. 그리고 분쟁이 있는 교회 부흥회를 가면 그 교회가 평안해지는 복도 주셨다. 그리고 아들은 지금 목사가 되어 미국에 유학가는 복까지 주셨다. 한국교회여! 한국교회 목회자여! 싸우지 마라. 해납백천(海納百川) 하라.

이정원 목사 / 주하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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