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조이 영어학교의 설립…파키스탄 사람들의 영어 사랑

<9> 조이 영어학교의 설립…파키스탄 사람들의 영어 사랑

[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

이준재 선교사
2015년 06월 29일(월) 17:32
▲ 조이영어학교의 아트 시간에 인형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학생들.

선교사역을 하는데 있어 선교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 참 중요하다. 그 필요한 것을 채우는 것에서 시작하여 복음이 전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1880년대 북인도(현재 파키스탄)지역 사회의 가장 낮은 계층인 힌두교의 불가촉천민이였던 쭈르하 종족이 복음에 폭발적으로 반응한 것은 그들의 사회적인 인정과 신분 상승에 대한 간절한 요구에 대하여 선교사들이 깨닫고 다가섰기 때문였다.

오늘날에도 선교지에서의 다양하고 변화하는 필요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과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30, 40년 전엔 문맹 퇴치가 파키스탄에서 중요한 요구였으며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방법였으나 지금은 달라졌다. 필자가 15년 전에 파키스탄에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영어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을 보았다. 가난한 사람이나 여유 있는 사람이나 미래에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좋은 결혼을 위해, 때로는 학적 지식으로 영어를 너무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필자가 현지인에게 파키스탄 말인 우르두로 질문하면 예상외로 영어로 답하는 사람을 많이 만난다.

한국 사람들이 일본의 식민지 경험을 한 후 일본를 싫어하는 것과 달리 파키스탄 사람들은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었는데 아직 영국을 너무 좋아하고 영국 사람들의 스포츠였던 크리켓, 영국 사람들이 마시던 차(茶)를 좋아하며 영국에 유학가는 것을 일생의 꿈으로 여긴다. 만일 한국 사람들이 영국의 식민지 경험을 하였더라면 이렇게 영국을 좋아할까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런 저런 이유로 파키스탄 사람들의 영어 사랑은 유별나다. 아직 40% 넘는 문맹자가 있는데도 정부에서 발행되는 전기 등 모든 고지서가 영어로 되어있으며 대부분의 중요한 정부 문서는 영어로 되어 있다.

파키스탄 사람들의 이런 필요를 보고 우르두어로 가르치는 3개의 미션스쿨(스다에 파키스탄 초중고)이 있지만 영어학교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느꼈으며 그 생각과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유치원 사역의 경험이 있었던 협력선교사가 2005년 조이(Joy)영어 유치원 학교를 맡아 시작하였으며 3년의 사역 후 필자의 아내가 그 영어학교를 맡아 영어초등학교를 시작하였다. 영어학교 학비가 우르두로 가르치는 학교보다 비싼데 가난한 학부모들이 기꺼이 자녀들을 영어학교에 보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한국 보다 못하지만 파키스탄 엄마, 아빠들의 자녀 교육의 열심에 탄복하였다. 더욱이 교통 시설이 열악한 지역에 위치한 영어학교의 아침 등교시간에 수 많은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을 자전거, 오토바이, 릭샤(삼륜차) 등에 태워와 학교 정문 앞이 혼잡해지는 것을 보면 더욱 놀랍다.

조이영어학교에선 일반 파키스탄 우르두학교와 다르게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일반 과목은 물론 요리시간, 연 날리기, 영어 스피치 대회, 간이 수영 풀장, 스포츠 날 등을 만들어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니 어린 학생들이 학교 오는 것이 즐거워 다른 학교에 전학을 가지 않으려고 하였다. 성경공부 시간도 있어 무슬림 학생들을 위한 좋은 전도의 장도 되었다. 현재 조이영어학교는 8학년까지 성장해 465명이 공부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가장 큰 영어학교가 되었다.
예수님께서 병자가 오랫동안 아픈 것을 아시고도 "네가 낫고자 하느냐?"물어 그의 바라는 것을 확인한 후 고치신 것을 보면 우리는 선교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무엇이 필요한가? 이것이 세속적인 질문이 아니고 필요한 것을 채우는 것에서부터 복음은 하나씩 놀랍게 역사하기 때문이다. "압꼬 끼야 짜이에?(무엇이 필요하세요?)"

이준재 선교사 / 총회 파송 파키스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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