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그리고 신뢰의 문제

메르스, 그리고 신뢰의 문제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5년 06월 09일(화) 10:51

현재 메르스 즉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 불리는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이 전국민의 관심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질병은 고열 등 심한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며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질병의 전염경로, 병원과 관계당국의 대처방식, 감염자와 병원에 대한 정보 공개 등의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논쟁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나 곧 열리게 될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일이 있으면 흔히 나타나듯 음모론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는 사람도 있으며 때로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인터넷이라는 넓고 접근하기 쉬운 길을 타고 널리 전파되고 있다.

메르스의 전염 과정에서 나타난 의료당국의 혼란스러운 대응과 질병 방지 및 치료를 위한 의학적인 문제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메르스 문제와 관련하여 나타난 심각한 사회적 문제는 신뢰(Trust)의 붕괴이다. 신뢰는 공동체와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정신적 자원이다.

'역사의 종말'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일본계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러스트(Trust)'라는 저서에서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필수적 요건으로 사회성원들 사이의 신뢰를 강조했다. 사회성원들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면 공동체가 흔들리고 사회관계를 위한 비용이 커지게 된다.

작년 세월호 사건 이후 1년 만에 다시 나타난 메르스 사태는 우리 사회의 신뢰 구조를 또다시 흔들어 놓고 있다. 정부 부처 사이의 엇박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불신, 병원의 치료 방식과 정보 제공에 대한 불신, 메르스 감염자의 이기심과 방만한 행동, 일부 네티즌들의 근거 없는 괴담 유포 등은 모두 다 우리 사회의 신뢰 구조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깨어진 신뢰는 메르스가 물러간 다음에도 우리 사회의 쓴 뿌리가 되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다.

우리 교회와 성도는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은 단순한 지적 동의를 넘어선다. 그것은 삶을 의존하는 신뢰이다. 신뢰는 성도의 삶의 기초이며 믿음의 열매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사회적 회복력(resilience)으로 나타나 신뢰가 무너진 이 세상을 치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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