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문제와 관련된 사람들의 구원에 대한 논쟁

동성애 문제와 관련된 사람들의 구원에 대한 논쟁

[ 기고 ]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회를 참석하고서

김권수 목사
2015년 06월 03일(수) 16:27
▲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회의 모습.

필자는 지난 5월 14일 에딘버러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출입국 입국 목적을 묻길래 스코틀랜드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왔다고 하자 '즐거운 총회가 되길 바란다'는 덕담과 함께 6개월 비자를 받았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회 직원 두 분이 반갑게 맞이했다. 그곳에는 필자와 같은 목적으로 입국한 루마니아 개혁교회의 스데반 목사와 통역관 두 분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함께 숙소로 가면서 교회 청년들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는데 루마니아 교회가 우리나라 농어촌 교회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루마니아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이유가 자원은 풍부하지만 공산권이었다가 민주화된 지 얼마되지 않아 경제사정이 낙후되어 있다는 것이었고 의사의 봉급조차 월 대략 3백유로(약 45만원)이하인지라 서유럽이나 북유럽에 가서 공부하거나 직업을 찾으려고 고국을 등지고 있다고 말했다.
 
드디어 숙소에 도착해 했는데 TV조차 없는 조용한 공간이었다. 저녁을 먹을 때 곧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회 총회장이 되실 앵거스 모리슨 목사(Rev. Angus Morrison)가 총회장 비서실장이 될 목사와 함께 숙소를 방문해 인사를 나눴다. 본래 그 분은 작년에 총회장을 하기로 '총회장 지명위원회'에서 지명되었던 분이었는데 총회 시작 몇 주 전에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어서, 총회 사무총장이었던 존 찰머스 목사(Rev. John P. Chalmers)가 총회장을 먼저 하고 이번에 총회장에 취임했다.
 
스코틀랜드 교회의 총회장은 총회에서의 선거가 아니고 사전에 조직된 총회장 지명위원회가 추천해 취임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없이 추대식으로 취임하다보니 총회가 진행된 에딘버러 '더 마운드'(The Mound)의 총회홀에는 총대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앵거스 목사가 총회장 취임시 무릎을 꿇고 기도한 뒤 행해졌던 '사랑의 주님께서 주님의 종 총회장에게 복을 내려주십시오'라는 직전 총회장과 온 회중의 축복의 기도가 가식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번 총회에는 영국 왕실을 대표해 크레이그헤드 경(Lord Hope of Craighead)이 참석했는데 총회에서 되어진 일들을 여왕에게 보고하는 임무를 가지고 온 그는 스코틀랜드 검찰총장 등을 지낸 명사이다. 스코틀랜드 교회는 여왕이 보낸 특사가 총회에 입장할 때 모든 총대원들이 일어서서 환영을 했다. 이런 매너에 걸맞게 영국왕실도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대와 외국교회에서 참석한 사절단들을 에딘버러 왕궁에 초대해 파티를 열어 환대했다. 특이했던 점은 국내에 있을 때 외신으로 접한대로 스코틀랜드 독립당(SNP)이 의회 59석 중 56석을 차지한 최근 총선결과 탓이었는지 존 녹스가 시무했던 세인트 자일(St. Gile) 교회에서의 주일 예배에 유난히도 국회의원들과 법조인, 그리고 대학교수들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이 많이 참석했다는 점이었다. 교회의 영향력이 여전한 스코틀랜드 교회임을 이내 감지할 수 있었다.
 
총회장과 여왕 특사를 비롯한 국내외 외빈들이 참석하는 '하트 앤 소울 페스티벌'이 야외에서 진행되는 동안 필자는 인터뷰 요청이 와서 여러 가지 질문과 대답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필자는 인터뷰 중에 총회 참석시 들었던 스코틀랜드 교회가 더 이상 부흥이 안되는 이유가 교회의 노령화라는 말을 들었기에, 교회 노령화라는 표현은 이해할만 하지만 수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님은 노령화 되어가는 분이 아닌데 어떻게 교회가 노령화가 된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한국교회 목사답게 반박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교회도 주춤하고 있지만 교회 노령화라고 핑계대는 대신 대안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대안을 하나씩 둘씩 찾아가고 있는 것을 스코틀랜드 교회는 참고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는 동성애 문제였던 것 같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2년 전 동성애 문제와 관련해서 관용을 보였기에 여러 교회가 교단을 탈퇴하는 아픔이 있었던 만큼 이번 토론은 그 결과의 후유증이었던 것 같다. 이번 총회에서 오간 내용을 요약하면 한쪽은 절대적인 성경진리를 타협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동성애를 결코 인정할수 없다는 견해였고, 다른 입장은 이안 토렌스 전 총회장(프린스톤대학교 전 총장)을 비롯한 그룹으로 성경진리를 타협하자는 이야기가 아니고 현 시대상황에서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선택하자는 것으로 방법론은 베드로가 금기시하던 돼지고기를 먹으라고 해서 순종했던 것처럼 동성애 문제와 관련된 영혼들을 구원하자는 입장에서 관용을 베풀자는 주장이었다. 격론 끝에 결국 투표를 하게 되었는데, 관용을 베풀자는 표가 309표, 동성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의 표가 182표가 나왔다. 동성애와 관련해서 관용을 베푸는 총회결정은 문제있다고 이의를 제기한 의견이 부결이 된 셈이다. 이 논쟁을 경청했던 사람들 가운데 이슬람권에서 복음을 전하는 중동에서 참석했던 교회의 대표들은, 성경이 죄라고 하면 죄인 것이지 왜 자꾸 말장난을 하는지 스코틀랜드 교회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지금까지 여운으로 남는다.
 
당시 존 녹스 동상 앞에서 세계교회를 가장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인물 중 하나로 WCC의 임원자격으로 참석한 금주섭 박사와 나눈 이야기는 "지금보다 동성애 이야기가 관대해지는 사회 분위기가 한국에서 조성될 때 한국교회는 몇 십 년 후에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라는 것이었다.


김권수 목사/동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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