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않는 당신은 바보

묻지 않는 당신은 바보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마음극장

주혜주 교수
2015년 06월 02일(화) 16:19

"묻는 사람은 5분 동안 바보가 되지만, 묻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바보가 된다"는 중국 속담을 듣는 순간, 묻지 않았기에 5분 바보 대신 영원한 바보가 되었던 사건들이 줄줄이 떠오르며 고개가 절로 끄떡여졌다.
 
'우리 삶 자체가 질문하는 것'이라고 한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이 질문은 중요하다. 실제로 인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모든 사건에는 중요한 질문이 있었다. 한마디로, 위대한 결과는 위대한 질문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평범한 우리는 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뜻밖의 질문은 못한다고 치자. 하지만 질문하지 않으면 영원히 바보가 되는 데도 불구하고 왜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일까? 묻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체면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함이나 무지가 드러날까봐 두려워서 질문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우리 생활에 만연해 있는 보편적 믿음 때문이다.


인간은 허점이 드러나는 것을 극구 피하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운전할 때 남자들이 길을 안 물어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성경에서, 애굽(오늘날 이집트)을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단 일주일이면 갈 수 있는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데 무려 40년이나 걸린 이유는?'이라는 질문의 답은 바로 '지도자인 모세가 남자라 길을 묻지 않아서'라는 넌센스 퀴즈가 나왔을 정도다. 게다가 사람들은 권위를 가진 사람 앞에서는 주눅이 들어 그의 말을 그냥 인정해버리고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가 하면 자신이 다 안다고 여기면 당연히 묻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한 분야의 전문가나 달인이라 할지라도 어찌 그가 세상 모든 지식과 이치를 다 알 수 있을까?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자신이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배우려 하지 않으며 따라서 질문을 하지 않는다. 반면에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배우려 하고 그 결과 질문을 한다. 이처럼 모르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이다. 그래서 옛 선인들이 '학문이란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붙들고 그에게 물어보는 것이다'라고 하지 않았겠는가?
 
질문에는 마술 같은 힘이 있다. 그러나 묻고 배우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왜냐면 모른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야 하는데, 이것은 때로 죽는 것만큼 힘들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 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우리의 그릇된 오해와 달리 대부분의 사람은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사람, 배우려는 사람을 존경한다는 것이다.
 
요즘도 체면 때문에 혹은 살짝 귀찮은 생각에 질문하기를 회피하고 싶을 때가 왕왕 있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서 씩씩하게 묻는다. 묻는 순간 눈앞이 환해진다. 필요한 답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질문 없으면 답도 없다!"

주혜주 교수/경인여자대학교 정신간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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