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허무는 유머

경계를 허무는 유머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마음극장

주혜주 교수
2015년 04월 23일(목) 10:57

"사람들에게는 다 때가 있다"는 말은 누가 했을까?
 
정답은, 목욕탕 주인.
 
우리가 넌센스 퀴즈를 즐기는 이유는, 인간에게는 웃음을 향한 자연스런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웃음을 가져다주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에 하나가 유머다.
 
유머의 사전적 정의는 우습거나 재미있는 것을 감지하고, 즐기고, 표현하는 능력이다. 유머는 마음을 즐겁게 하고 웃음을 일으키는 효과 외에도 예로부터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으로서 인정받아왔다. 적절한 타이밍에 던지는 창의적인 유머 한 마디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많은 유명 강사와 정치가들이 멋진 유머를 구사하려고 애쓰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게다가 유머로 함께 웃을 때 친밀감이 생겨서 인간관계도 좋아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유머는 단순히 웃음을 주는 기능을 넘어서 상대방을 포용하는 따뜻한 의사소통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창의성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워드 드 보노(Edward de Bono) 박사는 "유머는 인간의 두뇌 활동 중 가장 탁월한 활동이다"라고 말했다.

 

▲ / 이경남 차장 knlee@pckworld.com

유머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업무를 잘 수행할 뿐만 아니라 곤란한 상황에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하여 좋은 인간관계를 할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따르면 능력있는 임원일수록 적절한 유머를 자주 사용하여 회의 중에 적대감을 해소하고 긴장도를 낮춰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한다고 한다. 당연히 연봉은 사용한 유머의 횟수와 비례한단다. 2002년 우리나라 축구의 4강 신화를 이끌어낸 히딩크 감독 또한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유머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머가 인간관계에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마음가짐이 우선되어야 한다. 히딩크 감독이 유머로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그들을 자신의 가슴에 품고자 했던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유머는 부부 사이에서도 중요한 소통 기술이다. 성공적인 결혼생활 연구의 대가인 미국의 존 가트맨John Gottman 박사에 의하면 유머는 부부 싸움할 때 생기는 극도의 긴장 상태를 해결해주는 회복 시도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한다.
 
이렇듯 진정한 유머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상대방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하여 함께 웃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참된 유머는 높은 수양을 쌓아 종교적 경지에 도달했을 때 가능하다. "유머는 말재주가 아니라 마인드의 문제며, 마찬가지로 남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품성이 없다면 남들의 답답함과 고충을 이해하고 해결해주는 창의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라고 한 개그 분야의 유명한 교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주혜주 교수/경인여자대학교 정신간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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