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와 페미니스트 혐오

IS와 페미니스트 혐오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1월 27일(화) 16:21

최근 우리나라의 18세 청소년 김모 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되어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김 군은 트위터에 "IS에 합류하겠다"는 의사와 더불어 '역차별'을 느껴 "페미니스트를 증오한다"는 글을 남겨 '페미니스트'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김 군의 발언으로 여성단체들은 긴장을 하고 있다. 이 긴장은 각종 신문에 최근 봇물처럼 기고된 페미니스트들의 칼럼을 통해서도 감지할 수 있다. 여성들은 김 군이 '페미니스트'를 남녀평등 주장을 넘어 남성을 비하하고 하찮게 보는 '지나친 여권 숭배자'로 해석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사회에서 자칫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확산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페미니즘(Feminism)이란 '여성의 특질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페미나(femina)'에서 파생한 말로서, 성 차별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시각 때문에 여성이 억압받는 현실에 저항하는 여성해방 이데올로기를 말한다.(문학비평용어사전, 2006.1.30, 국학자료원)
 
페미니스트에 대한 분노는 지난 2011년 노르웨이에서 77명을 살해한 총기난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좌파 정당이 다문화주의를 장려한다는 이유로 무고한 시민들을 테러했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은 종종 이렇게 왜곡된 세계관을 가진 이들의 주적이 되는 일은 역사 속에서 허다했다.
 
한 페미니스트 교수는 한 칼럼에서 "IS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모든 문제점을 서구중심주의와 기독교, 미국 등으로 환원함으로써, 사회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분노를 집중시킬 수 있는 손쉬운 타격대상을 제공한다. 또 납치한 여성들을 노예로 팔거나 대원들의 성 노예로 분배하는 등의 여성혐오적 공격을 할 뿐만 아니라, 동성애와 간통 혐의자 등을 가혹하게 처벌하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며 "김군에게는 이러한 IS의 논리가 본인의 분노와 박탈감을 불태워버릴 수 있는 합당한 출구처럼 보이지 않았을까"라고 기술했다.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방식이 그 사회의 성숙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것을 더욱 각별히 기억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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