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의 가치를 인정하자

좋은 것의 가치를 인정하자

[ 4인4색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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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27일(화) 15:46

윤학원 장로
한국합창아카데미 원장


요즘 뉴스나 신문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향 박 대표와의 갈등이라는 이야기와 그가 받는 봉급에 관한 이야기 등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온다. 인터넷에 이런 이야기가 올라오는 것 자체가 불쾌하지만 정명훈 감독을 놓고 몇 급 지휘자니, 봉급이 많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보면 울화가 치민다. 사실 정명훈 감독은 우리나라가 키운 사람이 아니다. 그의 어머니와 미국이 키운 지휘자다.

필자가 일본에 갔을 때, 도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본 적이 있다. 나를 그 곳에 데리고 간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정명훈 감독을 신처럼 떠받들었다. 그 때에 도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는 정명훈 감독 아래 9명의 지휘자들이 있었다. 내가 보러갔던 연주에는 그 9명의 지휘자들 중에 3번째로 잘 한다는 지휘자가 무대에 올랐다. 나와 동행했던 한국의 음악인들은 수준 높은 연주에 하나같이 놀랐고 감탄했다.

'정명훈 감독의 밑에 있는 지휘자들 중에서 3번째로 잘하는 사람이 저 정도면 정명훈 감독은 어느 정도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명훈 감독의 연주는 청중들에게 엄청난 음악적 행복을 준다. 그는 세계 최고의 지휘자 중 한 사람이다. 이런 지휘자 한 사람을 양성하는 데는 아주 어려서부터 세심한 배려 속에 조직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정명훈 감독의 어머니와 같은 분이 아니고는 이런 교육을 하기가 어렵다. 강한 열의도 필요하고, 환경적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

정명훈 감독의 어머니는 자녀들의 음악 교육을 위해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까지 했다. 또 어렵게 최고의 선생님을 모셔 그를 가르치도록 했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정명훈의 천재성을 알아본 많은 분들이 정명훈을 위해서 투자했다. LA 필하모닉의 부지휘자로 있을 때 그는 지휘자로서 엄청난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지휘자가 세계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한다. 그는 언어, 피아노 그리고 지휘 테크닉 및 모든 면에서 충분히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질을 갖게 됐다.

정명훈 감독이 한국에 와서 지휘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의 마음 속에 있는 조국애일 수도 있다. 그가 받는 봉급은 정당한 것이다. 분에 넘치도록 많은 것이 절대로 아니다.

이런 것을 가지고 신문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정명훈으로 하여금 조국에 대한 실망과 허탈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우리는 위대한 지휘자를 키우지도 못하면서 자기 발로 찾아온 대가를 내치는 일을 했다. 쉽게 막말을 하고 아무렇게나 글을 써서 이런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는 것은 그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다 이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는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그저 그런 것 또는 좋은 것을 나쁜 것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주 신나게 생각하는 것같다.

그 피해는 우리 온 국민이 짊어져야 한다. 참 가슴 아픈 일이다. 우리 주위의 여러가지 일들이 이렇게 돼가고 있다. 교회도 그렇고 우리 사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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