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디아코니아와 손잡다 (1)개인의 디아코니아

선교, 디아코니아와 손잡다 (1)개인의 디아코니아

[ 특집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12월 09일(화) 17:31

이명신 관장
월드비전 동해사회복지관ㆍ연세대 겸임교수

 

 
2014년 가을, 필자가 이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굶주림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을 것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Food &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10초당 1명씩 굶주림으로 생명을 잃고 있다고 한다. 또한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6월 20일 '세계난민동향보고서'에서 국제분쟁 등으로 난민의 수가 5120만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가까이 북한주민들은 자유와 굶주림을 피하고자 목숨을 걸고 탈북하고 있고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 수는 2만 7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조손 가족과 한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 저소득 가족은 한국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지난 봄 서울 송파 세모녀 자살 사건은 가난으로 인해 절망에 빠진 가족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우리 모두가 책임을 느껴야할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디아코니아와 교회, 가까운 이웃과 세계 도처에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볼 때 하나님을 믿는 우리에게 디아코니아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존귀한 자들이다. 그런데 동시대를 살고 있는 이웃들 중 가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 고통은 바로 하나님의 고통이다. 하나님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어 견딜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주님께서 세상의 약자들(고아, 과부, 세리, 창녀)을 바라보시며 그들 편에 서서 위로하시고 회복시키셨던 것처럼 주변에 있는 약자를 향해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기독교인인 우리에게 이웃 사랑은 이렇게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행하신 것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신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나가는 행위인 것이다. 하나님이 인간으로 오신 성육신과 예수님이 나로 인하여 십자가를 지신 그 사랑, 그 사랑 아래 우린 작은 사랑을 심어 나가는 착한 제자인 것이다.

월드비전을 통해 지난 1984년 봉천5동 가난한 지역에서 섬김사역을 시작한 이래 전세계 가난한 수 십개국에 복음과 빵을 전하는 사역을 해 왔다. 아픔과 절망가운데 있는 수없는 사람을 만나왔다. 하나님은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을 보게 하셨고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행할 것을 명령하셨다. 가난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관심 대상이었고,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그들의 눈물을 씻어주길 원하셨다. 하나님께서 보게 하신 사람들은 우리가 섬겨야할 대상이고, 우리는 저들을 위해 보내심을 입은 하나님의 일꾼들이다.

그동안 수없이 만난 아이들중 떠오르는 아이들이 있다.

짐바브웨, 차도 다니지 않는 시골에서 만난 소년, 초등학교1~2학년이나 됐을까. 옥수수 대를 빨아먹고 있었다. 어릴 때 먹던 간식이라 관심있게 보았더니 그 소년이 먹던 옥수수대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나는 장난스럽게 손 때가 꼬질 꼬질하게 묻어있는 옥수수대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니 먹어 주었다. 소년을 위해. 가게도 없고 가난한 시골에서 유일한 간식을 수줍게 웃으며 건네준 꼬마 소년.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 섬김은 오히려 나의 삶을 풍성하게 한다.

15년 전부터 후원하던 아동은 엄마품에 안겨있는 사진으로 처음 만났는데 어느새 고등학생이 됐다. 8년 전 직접 방글라데시에 가서 소년을 만나 보았다. 만나는 순간 놀랐다. 방글라데시는 회교국인데 소년의 목에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아냐고 물었더니 "하나님은 자기를 사랑하시고, 예수님은 자기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분"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후원자인 나를 위해 기도해주고 싶다고 했다. 오히려 초등학생인 후원아동한테 기도를 받고 왔다. 고등학생이 된 소년이 한국에 유학오고 싶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소원을 들어주실 것을 믿는다. 소년을 통해 주님께서 하실 일들이 무척 기대 된다.

가장 비참하고 힘든 것은 난민촌의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다. "가장 큰 비극은 고통이 아니라 아무 목적도 없는 고통, 이것이 비극"이라고 한 밥 피어스 목사(월드비전 창시자)의 말처럼 그들의 앞날에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기에 무척 힘이 든다. 돌아갈 곳도, 기약도 없이 살고 있는 그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난민들은 주로 분쟁과 내전으로 집과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집으로,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국제 사회가 노력해야 하고 우리는 기도와 물질로 저들의 고통에 동참해야 한다.

국내 빈민지역과 복지관에서 일하면서 만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가난으로 인해 꿈을 포기하는 것과 정서적인 지지를 받지 못해 자존감이 낮은 것 등이 큰 문제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초등학교까지는 그런대로 잘 크다가 사춘기를 맞이하면 흔들리고 일탈로 빠지기 쉽다.

엄마 얼굴도 모르고 아버지는 재혼해서 연락도 안되는 상황에서 할머니 손에서 잘 크던 A양은 중학교에 들어가서 문제있는 선배들이 폭력으로 앵벌이를 시키고 심지어 매춘으로 내몰려 밤중이면 할머니를 모시고 그녀를 찾아 거리를 헤매곤 했다. 결국 살던 지역을 떠나 청소년 사역을 하고계신 목사님과 연결해서 무사히 고등학교를 마치게 됐는데 주변에는 그런 청소년이 너무나 많다. 우리 모두의 무관심으로 아이들이 망가지고 사회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 아이와 사회가 건강해 지려면 각 개인과 가정, 사회와 국가가 모두 관심을 갖고 해야할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특히 기독교인들에게 막중한 책임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존재 이유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사명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심판과 관련해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것이니라(마 25:40)"고 말씀하셨다.

가난을 비롯한 삶의 질고로 고통하는 자들의 눈물을 보았는가? 그 눈물은 하나님의 눈물이다. 그 어떤 하나님의 자녀가 아버지 하나님의 눈물을 외면할 수 있을까? 이제 우리가 하나님의 눈물을 닦아 드리자. 하나님의 눈물을 멈추게 하자.

주님께서 섬기셨던 이 세상 소외된 자들을 찾아 우리가 섬긴다면 우린 주님의 제자가 되고 주님의 기뻐하시는 자리에 참여하는 자가 된다. 오늘 나에게 허락하신 자리에서 주님의 음성을 따라 순종의 자리, 섬김의 자리로 나아갈 때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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