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군선교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국교회, 군선교 전문가를 양성해야

[ 기고 ] 윤 일병 사건을 보고

김광훈 목사
2014년 09월 03일(수) 11:55

 
최근 군 부대 내 '가혹행위'로 인한 사망, 또는 사고 소식에 대하여 총회가 발 빠르게 총회장 성명을 발표하면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필자가 34년 전에 군복무를 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통해 군선교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이 입안되고 지원되기를 바란다.
 
지난 1980년 7월 입영 통지서를 받고, 입대하였다. 기계공학을 전공했던 터라 후반기 차량수리 병과 교육을 받고 자대를 배치받아 사령부와 그 예하 부대에서 대기병 생활을 하면서 병영생활은 시작됐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점호시간에 긴장감이 돌았다. 탈영병이 있었다. 탈영했던 병사는 돈을 구하기 위해 살인미수까지 저질렀다. 나중에 검거됐는데 "왜, 탈영을 했느냐?"는 질문에 "너무 힘들어서"라고 답했다. 그 후임병이 우리 부대에 전입 왔을 때 필자 또한 너무 힘들었기에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많은 후회를 했다. 그리고 이 일을 가슴에 담아 두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후임병하고 이야기라도 했다면 탈영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후 전역을 하고 신학교를 졸업한 필자는 우리 지역에 있는 군부대를 찾아가 할 일을 찾았다. 간식을 비롯한 사병들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위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병사들을 돌봤다. 그 결과 대대장은 군부대와 가까운 민간교회에 다닐 수 있도록 허락했고, 후에는 내무반에서 예배를 드리며, 끝내는 대대장 숙소로 사용하던 창고를 리모델링해 교회로 사용했다.
 
이후 선임병으로부터 받았던 경험과 후임병의 탈영사건을 접하면서 내무반의 생활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을 했다. 이를 위해 내무반 생활에서 모범적인 병사를 대대장으로부터 추천받아 연 2회에 걸쳐 표창하고 있다. 대대장께서는 포상휴가, 필자는 소정의 교통비를 지급한다. 그리고 몇 분의 이웃교회 목사님들의 도움을 받아 주일오후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겪었던 과거의 일들이 윤 일병, 임 병장 사건으로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참으면 윤 일병이 되고, 못 참으면 임 병장이 된다는 언론의 보도를 보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여전히 군은 황금어장이라 말한다. 필자도 선임병으로부터 어려움을 당할 때 신앙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걱정도 됐지만 신앙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역할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선교사역자들의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다.
 
그리고 대대급 교회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 몸도 모세혈관까지 혈액이 흘러야 건강하듯이 대대급 교회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1992년부터 2012년까지 세례를 받은 병사가 355만4000명으로 한국교회는 젊은이로 넘쳐야 하지만 젊은이들을 교회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어르신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를 위해 군선교에 대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에도 한국교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김광훈 목사/주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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