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아직도 먼 길

1% … 아직도 먼 길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8월 18일(월) 16:14

제99차 총회가 3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회의 여성총대 수는 16명으로 전체 총대 수의 1%를 겨우 넘었다. 본교단이 여성안수를 시행한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교회ㆍ노회ㆍ총회의 정책결정 과정에 여성들이 공식적 대표로서 평등하게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는 증거다. 한국은 높은 교육수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영역에서의 남녀 성평등도가 하위국가로 평가되어 국가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도 한다. 한국교회는 사회의 다른 부문에 비해서 남녀 성평등도가 더 열악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 교인 구성비율에 있어 청년여성이 격감하고 있는 현상은 교회의 낮은 성평등도, 그리고 성별 역할 분담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교회의 생활문화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존엄한 존재라는 창세기 1장의 신앙고백은 세계의 인권사상과 평등한 제도와 문화의 발전, 특히 여성을 위한 교육의 발전과 여성참정권의 신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유엔총회는 1979년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을 채택하였는데, 우리나라는 1984년에 이 협약을 비준하였다. 이 협약은 남녀 간의 차별이 있는 경우 그 차별을 없애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잠정적으로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이 협약을 비준한 국가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 해야 할 것이다.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갈 3:28)라고 고백하는 교회는 양성평등적인 제도와 문화를 통해서 성을 뛰어넘는 교회의 일치를 가시적으로 구현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제도와 의식의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제도 개혁의 차원에선 교회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이 교회ㆍ노회ㆍ총회 등 모든 정책결의 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당제를 잠정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겠다. 이미 회의구조에 여성 30% 할당제를 결의하고 앞서 나가는 이웃 교단들도 있다.

한편 제도보다 변하기 어려운 것이 사고의 습관과 생활의 관행이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 신학교육은 교회지도자들과 신학도들에게 성차별을 지양하는 성서해석, 양성평등적인 교회생활에 대한 목회적 대안, 그리고 성도의 교제를 건강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남녀의 올바른 영성적 사회적 관계 등에 대한 적절한 연구를 제공하여야 한다. 모쪼록 한국교회가 여성지도력을 양육하고 교회의 제도와 문화를 쇄신함으로써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신선한 생명력 넘치는 신앙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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