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화와 지도자의 덕목

시대 변화와 지도자의 덕목

[ 4인4색칼럼 ]

이장로 교수
2014년 07월 08일(화) 14:30

이장로 교수
고려대ㆍ한국리더십학교 교장

대한민국은 지도자를 찾기 힘든 나라인가 보다. 대통령이 못 찾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총리감이 없단 말인가, 아니면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너무 높은 것인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총리로 거론된 상당수의 인사들이 검증을 통과 못하거나 또는 인사청문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고사했다고 한다. 시대가 변했을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기준 또한 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국민들은 역량보다는 도덕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

'리더십 챌린지'의 저자 쿠제스와 포스너는 30년 가까이 각국의 사람들이 리더에게 기대하는 덕목을 조사해왔다. 네 번의 조사에서 국가 간 문화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나타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정직, 선견지명, 역량, 사기함양 이었다. 덕목에 따른 국가별 차이는 있는데 2007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선견지명, 정직, 역량, 사기진작의 순이었다. 미국, 호주는 정직, 선견지명, 사기진작, 역량의 순이었다. 아마도 다음 조사에선 한국도 미국 조사와 비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람들은 리더에게서 무엇보다도 정직함을 찾고 또 기대한다. 정직이란 어느 사람이 믿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일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름지기 지도자가 리더십을 가지려면 먼저 자기를 다스리는 '셀프 리더십'을 연마해야 하고 정직은 그 기본이라 할 것이다. 정직하지 못하면 자기를 속이는 사람이 되고 이런 사람은 국민을 속이는 짓을 쉽게 저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지도자는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왜 사람들은 지도자에게서 선견지명이라는 덕목을 찾고 기대할까? 시대상황이 불확실하고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조직이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모습과 방향 즉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를 찾게 된다. 우리 국민들은 오래 동안 강대국의 틈새에서 수많은 전란을 겪으면서 또한 대외의존적 경제 성장 과정에서 대외 환경을 예측하고 적응하는 것이 곧바로 생존에 직결된다는 것을 자연히 체득하였다. 그래서 선견지명이 있는 지도자를 찾았던 것이 아닐까.

그런데 지식정보화 시대가 도래하자 인터넷이 지도자의 선견지명을 어느 정도 대신하게 됐다. 특히 젊은 세대는 노인들보다 지식과 정보를 더 쉽게 더 많이 습득할 수 있는 통로를 얻었기에 더 이상 노인세대 지도자들에게서 선견지명을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는 기존하는 권위와 질서를 일단 부정하고 모든 것을 상대화하다보니 지도자의 선견지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시대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찾고 기대하는 지도자의 역량이나 조직구성원들에 대한 사기진작이라는 덕목의 가치도 변하고 있다.

급속한 스마트시대의 전개는 세대 사이에 스마트 정보의 단절을 가져왔고 SNS는 대인 커뮤니케이션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단절된 개인이 고독하게 생존하는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연결'이 되었다. 그래서 지도자의 역량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이 소통 역량이 된 것이고, 사기진작도 진정한 소통으로 말미암는다.

시대변화 속에서 진정한 지도자를 찾기 힘든 때에 대한민국은 어디에 희망이 있는가? 하나님이 사람과 소통하시기 위해 사람이 되어 세상 속으로 찾아오신 분,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본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소통의 리더십 기치를 높이 들고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향해 걸어가야 할 때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