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회 소망 있다

농촌교회 소망 있다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강성효 목사
2014년 07월 07일(월) 17:00

"농촌교회, 소망이 없다"는 말은 우리가 공공연히 하는 말이다. 이 말의 의미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수적 부흥의 소망이 없다는 것과 다음은 경제적으로 자립의 가망성이 없다는 것이다. 사회 기관에서 발표하는 통계는 물론 교회 자체의 통계에서 읽을 수 있듯이 농촌에는 노인들이 대다수다. 마을 회관에 가면 육십 대는 청년에 속하고 물심부름을 해야 한다. 내가 시무하는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교인 평균연령이 칠십 세를 넘는다. 대부분 경제적 능력이 없고 노동력도 상실했다. 자녀들이 보내 주는 용돈으로 그나마 생계 수단을 삼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 문턱을 드나든다. 교인 개개인의 능력과 삶의 질이 곧 교회의 능력이며 형편인데 이렇듯 농촌교회가 소망이 없다는 말은 엄연한 현실이다.

대안이 무엇일까? 장년 주일 출석 평균이 24명, 부임하던 해 결산을 하니 수입 총액이 일천 오백만원이 되지 않았다. 외부로부터의 도움이 없으면 도저히 교회의 존립도 목회자의 생활도 불가능하다. 생각하니 마냥 남의 도움에 기대고 산다는 것은 막막하기도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앉아서 죽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앞도 뒤도 보이지 않을 때 비로소 역사하시며 생각하지 못한 길을 열어 주신다.

가장 먼저 교우들에게 선언한 것은 타 교회의 지원이나 외부의 도움을 일체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제적 자립 여부는 목회자 자신의 의지 여하에 달려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교인들이 굶으면 나도 굶고, 교인들이 죽을 먹으면 같이 죽을 먹고, 바울의 말처럼 형편대로 살겠다는 각오다. 교회가 자립하려면 온 교인들의 마음에 자립심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립하려고 마음을 먹을 때 자립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 결과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헌금 생활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둘째, 농촌교회 일손 돕기 사업을 매년 하고 있는 교회들의 도움을 요청하였다. 교회가 금전적 지원을 받는 것보다 마을 주민을 돕는 것이 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더 중요한 일이다. 매년 서울의 대형교회 남선교회나 여전도회의 도움으로 일손 돕기와 집안 청소, 가전제품 수리, 보일러, 전등 수리, 심지어 집을 보수하고 도배하는 일과 이ㆍ미용 지원 등을 3년간 줄기차게 하였다. 예산은 전적으로 지원하는 교회가 부담하였다. 주민의 건강을 위한 지원도 꾸준히 하였다. 그 결과 교회에 대한 주민들의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이 자리를 통하여 서울교회와 당시 담임이셨던 이종윤 목사께 감사를 드린다. 이어서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위급한 경우나 병원, 목욕탕, 시장을 갈 때 교회 차로 봉사하고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외출에 기회가 닿는 대로 차량 봉사를 계속하였다. 불신자가 교회의 문턱을 쉽게 넘을 수 있도록 낮추었다. 주민들과의 관계 개선은 전도의 문이 열리는 지름길이다.

셋째, 이웃하고 있는 다섯 개 교회들과 연합으로 경로대학을 설립하여 문화적 혜택을 넓히고 각종 봉사를 하여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행정기관의 지원도 요청하였다. 경로대학 학생이 이백 여명에 이르고 그 중 반 이상이 불신자였다. 점차 지역사회가 변화되고 이를 시작으로 우리 교회 한 교회만이 아니라 다섯 교회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

강성효 / 목사 ㆍ 장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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