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지방자치 (4)2014년의 기대

한국교회와 지방자치 (4)2014년의 기대

[ 특집 ]

최갑도 목사
2014년 05월 27일(화) 08:57

"이제 교회의 관심을 보여주자"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1988년 법률이 제정된 이후 1995년 6월 27일 처음으로 지방단체장과 의회의원들을 선출했다. 지방자치에 관한 개념들이 학자들 간에 많은 논란이 있다. 필자는 지방자치의 개념을 '일정한 주민들이 자치 단체를 구성해 국가의 일정한 감독 하에 그 지역의 공공문제를 자기 부담으로 직접 또는 자신들의 대표를 통해 처리하는 것'이라 정의하고자 한다.

참다운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하여 지역 사회 속에 있는 교회의 사회참여와 책임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참여는 형식적인 참여가 아닌 실질적인 참여를 의미하며, 지역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본질적인 참여와 책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일반적으로 그 지역에서 특정한 이익을 대표하는 이익 단체가 아니라 일반 주민들의 공익이익을 대표하는 시민 단체이다.

시민운동은 시민 단체에 의한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소속된 지역 공동체의 공공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단체 운동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지방자치는 시민운동과 함께 성장했다고 말해도 지난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지역문제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사회 시민운동의 요람인 교회 공동체는 더욱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의 사회참여와 책임은 오늘날 목회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교회는 교회자체를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구원의 선교의 대행기관으로 있는 것이므로, 교회는 언제나 세상에 대한 관심을 예민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교회가 세상에 대한 관심은 개교회의 형편이나 목회자의 개인적인 의사에 따라서 선택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복음전파와 사회참여(봉사)는 목회의 필수적인 과제이다. 하나님을 예배하고 이웃을 섬기는 일은 성경 전반에 흐르는 정신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옛날 이스라엘 백성을 뽑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신 이유는 온 세상을 장차 구원하실 자기의 성업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만큼 사랑하신 이 세상에 대해 그리스도의 몸 되는 지상의 교회가 무관심하거나 미워 할 수 없는 일이다. 교회는 세상과 사회를 바르게 알고 그것을 올바르게 섬길 수 있도록 선교적인 관심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현대와 미래의 세대는 자기 분야는 물론 다른 분야의 공통적인 관심사가 되는 일에 대해서는 모든 지역 시민이 참여하기를 원하는 참여하는 세대이다. 노동자들이 기업의 경영에 참여하고, 학생이 교육 방침과 학교 운영에 참여하며, 그 밖의 모든 부류의 사람들이 공통적인 관심사에 동참하려고 한다. 이러한 참여 시대에 있어서 교회가 사회참여와 사회적 관심과 책임을 무시할 때 지식인과 청년들이 교회에 나올 의미를 찾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지역사회의 문제, 세상의 문제를 교회 문제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에 동참하는 길이다. 교회는 사회적 관심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사회현상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 (response)을 보여 주고, 힘 있는 대로 책임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사회 현상에 교회가 반응하는 자세는 사회문제에 교회가 휩쓸려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사회의 일치감을 가지는 자세이다. 이러한 관심과 반응은 연쇄적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관심 없는 곳에 반응도 없다.

교회가 가지는 사회적 반응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수행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적 책임은 불의를 시정하고, 부패를 제거하고, 정의를 수립하고, 새 질서를 확립하는 일에 봉사하는 책임이다. 이 책임은 단순히 잘못된 일을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예언자적인 책임에 그치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 강도만난 사람을 끝까지 돌보아준 사마리아인과 같은 책임감을 수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전도하는 것은 한 사람, 두 사람, 각 사람을 불러내는 데 중점을 두었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사는 세상과 사회라는 장소의 정화와 개선에 대하여서는 등한시했다. 말하자면 양 한 마리, 한 마리에만 관심을 가졌지 양들이 사는 목장의 상태에 대해서는 무책임하였다.

교회가 하나님의 주권을 위임받아 그분의 권위와 의무를 행사해야 할 영역을 세 가지로 나누어보면 첫째로, 환경이다. 창조 이후로 환경과 생태계는 인간에 의해 오용되고 남용되어 왔다. 자연의 파괴는 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지고 결국 인간이 사는 환경의 파괴를 초래한다. 1991년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 제7차 총회는 '오소서, 성령이여-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 대회는 생태계에 관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이 대회의 기조연설문은 "우리의 연약한 환경이 위기에 처해 있는 이때에 우리 인간은 피조계의 주인이 아니라, 통합되고, 상호 의지하는 전체의 일부임을 깨닫고, 모든 피조물의 유지를 위해 일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둘째로, 제도이다. 정의로운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사회의 제반 제도들은 인간의 행복과 불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인간의 기본권을 확립하고 정치, 경제, 사회의 정의의 구현하는 일이야말로 교회가 결코 침묵해서는 안 될 일이다.

셋째로, 사람이다. 깨끗한 환경과 올바른 제도를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행복에 있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개의 영역은 인간 생활의 질적인 변화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사람이 삶을 영위하는 구체적인 사회참여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직접적 연관을 가지고 있다. 교회는 교회가 감당해야 할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사회참여의 영역을 하나님이 주신 권위와 의미로 생각해야 한다. 환경을 보호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보다 인간의 고통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제는 교회가 서있는 지역사회와 민족사회 더 나아가서는 국제 사회의 정의, 자유, 평등과 번영의 장소가 되도록 교회가 책임을 지고 노력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교회의 사회적 관심은 우선 가까운 이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개 교회가 서있는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우선적으로 보며, 교회 권내를 자기 책임지역으로 알고 그 지역 사회의 모든 기관 단체 및 지역주민 생활의 문제들을 교회의 문제로 알고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 교회는 지역사회 내의 모든 기관과 단체와 접촉을 가지고 있어 수시로 영향을 주며 교회의 관심을 보여 주어야 한다. 또 지역에 필요한 일을 찾아 개척자적 안목을 가지고 지역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 또 교회가 서 있는 지역의 향토애와 향토문화의 발견과 보존과 소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무엇이든지 그 지역 사회와 그 주민들의 요구와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가 있는 지역을 새로운 교구 의식을 가지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바로 한국 기독교인들의 신앙인답지 못함과 시민답지 못함을 동시에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신앙인 됨의 기초를 점검해야 한다. 신앙과 삶의 일치의 당위성,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새로운 고백, 뿌리 깊은 죄성에 대한 통찰에 기초한 지속적인 자기 개혁은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더욱 충실히 하기 위한 전제적 요소들이다.

지역시민으로서 크리스찬들 각자는 자신의 삶과 태도만을 절대시하지 말고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삶'과 '작은 자와 함께하는 삶'을 의식하여 더욱 책임적인 사회인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결국 한국교회의 지역 사회 참여와 책임은 교회의 교회다움으로부터 시작되며 교회다움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다. 

최갑도 목사
성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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