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내 새끼야

아이고 내 새끼야

[ 기고 ] 독자 시

박상기 목사 psk8291@hanmail.net
2014년 05월 08일(목) 15:42

아이고 내 새끼야  
 
아이고 내 새끼야
십 수 년 함께 한 세월이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남아
목 놓아 울다
원망어린 마음으로 흉노(凶怒)한 바다를 바라보며
창자가 끊어지도록 이름을 불러보아도
가슴 저리게 돌아온 것은
자식의 신음소리 뿐,
 
아이들아 아가들아
얼마나 무서웠니 얼마나 답답했니
차오르는 물이 얼마나 차가웠니
공포에 질려 떨리는 손 서로 엉겨 잡고
얼마나 애가 탔니
그 고통 영상처럼 선연하여
몸부림하며 부르는 내 사랑하는 이름아
 
어렵사리 키우느라
따뜻한 말 한마디 더 못하고
사랑하는 마음 다 표현 못한 것이
평생 뽑아 낼 수 없는
가슴 못이 되었구나
형편을 핑계로 별거 아닌 요구
내일로 미뤘던 것이 한이 되어 어찌 살아갈거나
아이고 내 새끼야
 
그 모습 보고 싶어 어이할꼬
그 목소리 듣고 싶어 어찌 살아갈거나
베겟닛에 배어 있는 채취마저 사라지면 어이할꼬
환하게 웃는 모습 기억마저 흐려지면
어찌 살아갈거나
아이고 내 새끼야
 
용서해라 잘못했다
투정 못 받아주고 무섭게 꾸지람 했던 것이
이렇게 가슴을 저며 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구나
영원히 함께 할 줄만 알았기에
소홀했던 것이
가슴을 치게 하는구나
산 목숨 부지하려고 입에 풀칠하는 것조차도
죄스럽고 미안하기만 하구나
아이고 내 새끼야
 
이 자식아,
차라리 무례하게 따지고 덤벼나 보지
방문 닫아걸고 불퉁대고 못되게나 굴어 보지
착하고 순하게
주는 대로 먹고, 입고
불평 한 마디 없이 곱던 모습
다시 볼 수 없다니
여보시오!
제발 누구라도 악몽이라면
빨리 정신들게 흔들어 깨워주소
아이고 내 새끼야 
 
새끼 잃은 한 평생
어떻든 살아는 지겠지만
잊을 수 없고, 잊혀지지 않는 널
가슴에 묻고 살아갈 길 막막하나
네 몫 얹어 살아야 하겠기에
실컷 목 놓아 울다울다 그 눈물 마르는 날
뚝 그치고 일어나 보련다
아이고 내 새끼야
보고 싶은 내 새끼야, 그리운 내 새끼야


박상기목사 / 안산 빛내리교회
세월호 침몰 학생들의 죽음을 너무 안타까워 하며 부모된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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