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실행위, 홍재철 대표회장 연임 결정

한기총 실행위, 홍재철 대표회장 연임 결정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12월 09일(월) 14:53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홍재철 대표회장 체제가 앞으로 2년 더 지속될 전망이다.
 
한기총은 지난 3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대표회장 임기를 '2년 단임'에서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정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홍 목사는 취임 시 1년이었던 임기를 2년으로 변경하고, 이번에 또 다시 연임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총 4년 동안 대표회장을 지낼 수 있게 됐다.
 
이날 홍 목사는 자신이 대표회장직을 연임해야 하는 이유로 한교연과의 통합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날 실행위원회 회의가 시작되기 전 인사말을 한 홍재철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한기총을 통합하기 위해 다시 대표회장직에 도전하겠다"고 밝히고 "정관개정을 통해 대표회장직을 연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면, 내년 1월 한기총 총회에서 당선되자마자 7인 위원회를 구성, 한교연과 대화에 나서서 6월까지 통합을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이후 정관개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홍 대표회장이 축조심의를 할지 일괄로 받고 바로 투표에 들어갈지를 묻자 몇몇 실행위원들이 기립으로 가부를 묻자고 했고, 일부 실행위원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자고 발언했다. 이때 다소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홍 대표회장은 무기명 비밀투표를 원하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기립할 것을 요구했고, 일어선 사람이 없자 정관개정안 통과 여부는 기립으로 결정하기로 결정됐다. 그 결과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기립을 했으며, 홍 대표회장은 "반대하는 사람은 기립하라"고 요구했으나 일어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날 실행위원회 직후 홍 대표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대표회장 재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회장은 "아들과 아내가 반대를 하고 나 또한 대표회장에 전혀 욕심이 없다"며 "그러나 최근 모 일간지에 3명의 인물이 대표회장 후보로 보도됐는데 한기총의 역사성이나 이뤄진 일들을 볼 때 이들은 아니라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하면 한국교회는 또 수렁에 빠진다. 3년전 시끄러운 때로 한기총이 되돌아갈 수 있다며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해 마음의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교연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사전 조율이나 의견 조율은 없었다. 내가 일방적으로 했다"며 "한교연과 통합을 하면 직원 전체를 그대로 일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재철 대표회장의 한교연과의 통합 발언에 대한 교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교연-한기총 분열의 핵심 인물인 그가 한교연과의 통합을 위해서 재선을 해야한다는 주장은 자신의 연임시도에 대한 교계의 부정적 시선을 무마시키기 위한 이벤트성 발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홍 회장의 한교연-한기총 통합 발언에 대해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박위근 목사는 "한기총-한교연 통합에 대해서 한교연은 언제나 열린 자세가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한기총은 연합기관으로서 한교연과 분리될 때보다 더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며 "연합기관이라는 것은 특정인사나 교단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고 크고 작은 교단이 함께 어우러져서 서로 배려하고 서로 협력해서 이끌어나가야 하는데 현재 한기총은 특정교단, 특정인사가 연속해서 대표회장을 맡고 있고, 또 다시 대표회장직이 되기 위해 정관까지 개정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정상적인 연합기관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회장은 "현재 한기총이 한교연과의 통합보다 시급한 것은 정상적인 연합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갖추는 것"이라며, "분열될 때의 상황보다 더 나아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의 이번 통합 발언은 대표회장 연임을 위한 하나의 이벤트성 발언일 뿐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날 한기총 실행위원회에서는 "종교다원주의, 혼합주의, 용공주의, 개종전도금지주의, 일부다처제, 동성연애를 추종하는 교단(단체)는 회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한 운영세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혼합주의, 용공주의 등은 한기총이 WCC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난한 내용으로, 이번 운영세칙 개정안 통과는 WCC 가입교단은 한기총의 회원이 될 수 없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어 과연 홍 대표회장이 WCC 10차 총회를 주도적으로 이끈 본교단이 소속된 한교연과의 통합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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