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경 번역 과정

우리 성경 번역 과정

[ 교계 ]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3년 12월 02일(월) 15:36

맞춤법 따라 현대어로 번역
번역 내용 따라 배척 받기도
 
오늘 우리 손에 있는 한글 성경은 계속 번역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읽혀져야 하는 성경의 특성을 고려해 성경은 부정확하거나 잘못 번역된 곳이 발견될 때마다 원문에 가깝게 계속 번역되고 있다. 앞으로도 성경 번역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그렇다면, 우리말 성경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 우리 손에 들어왔을까? 이 땅의 기독교인들은 1938년에 이르러 하나로 완성된 '셩경젼셔 개역'을 갖게 됐다. 이후에 한국맞춤법통일안이 발표되면서 '한글판'이라는 이름을 붙여 1961년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이 출간됐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성경은 1998년에 이르러 기존의 '개역'을 대폭 개정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이다. 국어 맞춤법에 맞춰 쉬운 말로 고쳤을 뿐 아니라 장애인 차별 표현을 수정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은 일부에서 이의를 제기했지만 '개역한글판' 성경의 저작권 만료로 결국 대부분의 교단에서 사용하게 됐다. 성경번역 당시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개역한글판의 내용을 고수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이외에 개신교와 가톨릭이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가 1977년에 발간되기도 했다. '공동번역 성서'는 한국어로 번역된 성경 중에 가장 현대말에 가깝고 이해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하느님'이라는 표현 때문에 개신교의 일부 교단에서 반발하기도 했다. 한때 천주교에서도 사용했지만 현재는 대한성공회와 한국정교회에서 표준성경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말 성경을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성경이 있다. 1993년 쉬운 말로 번역된 '성경전서 표준새번역'이다. 원문의 뜻을 가장 잘 전달하려고 했던 '성경전서 표준새번역'은 성차별과 여성 비하 표현을 없애는 특징을 갖고 있다. 2001년에는 '표준새번역 개정판'이 발간되기도 했다. 그러나 표준새번역 성경에 반발하던 일부 교단이 한국성경공회를 조직하고 2008년에 새로 번역한 '바른성경'을 내놓은 등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일반인들이 쉽게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일부 출판사들이 자체로 번역한 성경도 우리 손에 있다. '사역 성경'이라고도 불리는 성경에는 현대인의 성경(리빙바이블 한국어판, 생명의말씀사), 현대어성경(성서원), 쉬운 성경(아가페출판사), 우리말 성경(두란노), 성경(박창환) 등이 있다.
 
우리 손에 들려있는 성경은 시대에 따라 말과 글의 표현이 계속 바뀌는 한 새로 번역되고 수정될 수밖에 없다. 기존의 번역에 오류가 있을 때에도 새로운 번역이 요청된다. 성경 원문에 대한 연구 결과들은 성경을 새롭게 번역하도록 이끌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읽고 구원의 길로 이끌기 위해 성경번역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성경? 성서?
'성경'인가? '성서'인가? 대부분 성서라고 하면 조금 폄하는 것 같아 '성경'이라고 부른다. 중국 전통에선 '성경', 일본 전통에선 '성서'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한다. '성경'은 '성경전서'를 줄인 말이다. 일본은 불경을 성경이라고 했기 때문에 구별하기 위해 '성서'라고 했다. 우리도 불교 용어에 불경을 놓고 읽는 독서대를 성경대라고 하는데 이를 구분하기 위해 '성서'라는 말을 사용한 경우가 있다. 사실 성서는 '성경전서'의 첫 자와 마지막 자를 취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성경'이던 '성서'이던, 어느 것에 가치판단을 둘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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