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와 목회자가 서로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상담자와 목회자가 서로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 상담Q&A ] 상담Q&A

반신환 교수
2013년 08월 20일(화) 15:16

   
A. 상담자와 목회자의 차이를 '종결'에서 찾고 싶어요. 상담자는 내담자와의 관계를 종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에 상담관계를 형성하려고 애쓰지만, 결국 종결하고 이별합니다. 그리고 종결 후에 서로 익명의 관계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내담자였던 분을 만나도 먼저 인사를 하지 않는 상담자도 있습니다. 그런데 목회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과의 관계를 상징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관계를 지속시키려고 합니다.
 
종결은 쉽지 않습니다. 목회자에게 더 어렵습니다. 종결의 과제에 대해 살피면서, 목회자가 익숙하지 않은 영역을 탐색하도록 합니다.
 
종결은 필요한 과정입니다. 내담자의 독립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남의 도움을 찾을 때 느끼는 불안과 자괴감은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내담자의 독립성은 반갑습니다. 그러나 "끝내고 싶다"는 말에 그대로 종결하는 것은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종결은 상실도 포함하기 때문에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종결을 결정한 후 한 번 더 상담자를 만난다"라는 규정을 상담계약에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상담을 종결하는 시점은 언제일까? 가장 쉬운 해답은, 상담을 시작할 때 호소하던 문제가 해결된 경우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불안이 줄어들고 스스로 문제를 관리할 수 있으면 종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합니다. 
 
종결의 과제는 상담과정에서 이룩한 성취에 대한 확인과 상실에 대한 처리입니다. 우선, 성취에 대한 확인을 살펴보면, 상담초기와 달라진 현재의 모습을 찾습니다. 물론 긍정적 측면입니다. 완벽주의를 버리고 사소한 성취도 함께 확인합니다. 사실, 사소한 것도 큰 것입니다. "어른이 작은 변화라도 시도하거나 이룩하면 대단하다"는 인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성취의 원인이 자신이라고 느끼도록 합니다. 우리 문화, 특히 교회문화는 자기인정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도움이 없어도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성취를 스스로 지속하고 확장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합니다.
 
종결은 친밀한 관계의 상실입니다. 상담관계는 비밀을 공유하는 신뢰관계입니다. 이 관계의 상실이 임박했고, 곧 현실이 됩니다. 이것은 큰 충격입니다. 특히 죽음, 배신, 학대를 경험했으면 상실의 충격은 증폭됩니다. 그러므로 상실이 촉발하는 감정을 확인하고 처리합니다. 임박한 상실이 촉발하는 감정, 환상,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그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타당하게 수용합니다. 그리고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을 합니다.
 
종결은 상담자의 성공이지만, 상실이기도 합니다. 이 상실은 상담자에게도 충격을 줍니다. 그래서 이것이 축적되면 소진이 발생합니다. 냉담하게 됩니다. 이 때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안정된 환경에서 지속적 관계, 즉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시간도 늘리면 도움이 됩니다. 이제 저도 종결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신환 교수 / 목사ㆍ한남대학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