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과 대화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집사람과 대화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상담Q&A ] 상담Q&A

반신환 교수
2013년 07월 16일(화) 15:11

   
Q. 집사람과 대화를 하려고 하면 끝이 좋지 않아요. 대화를 잘하는 방법은 뭘까요?

A. 가족 안의 화목한 대화를 누구나 선망합니다. 그런데 왜 대화가 잘 되지 않을까요? 대화는 단순히 정보전달이 아니라 의미작용인데, 우리 사회가 급속히 변하면서 서로 다른 규칙이 동시에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수직적 태도의 대화와 수평적 대화가 공존합니다. 자세히 보면, 수직적 관계에서 상급자였던 분, 즉 남성 연장자는 수직적 대화를 고수하고, 하급자는 수평적 대화를 수용해서 그것을 기대합니다. 그런데 이 둘의 규칙은 서로 다릅니다. 그러므로 각각의 규칙을 따르는 분이 대화를 하면 서로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수직적 대화를 고수하는 분은 진지합니다. 애정보다 교훈에 관심을 쏟습니다. 대화의 시작과 끝을 상급자가 결정하고, 내용도 상급자가 결정합니다. 주로 질문과 훈계로 이뤄집니다. 하급자가 거부하거나 중단하거나 변경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아요. 그래서 배우자가 대화를 거부하면 당황하거나 상처를 받습니다.
 
수평적 대화를 사용하는 분은 가족원에게 정서적 친밀감에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애정과 칭찬과 위로를 표현하고 교류합니다. 그리고 대화의 형식과 내용에서 개방적입니다. 누구나 대화의 주제를 선택할 수 있고, 대화의 시작과 끝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싫어하는 주제를 강요하지 않아요. 상대방도 주제에 대한 선택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주제라면 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살짝 말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와 같은 특징이 나타나는 대화는 친구들 사이의 수다입니다. 결국 배우자와 수다를 떨면 수평적 대화입니다.
 
'친구같은 배우자'와 '친구같은 부모'는 가족원에게 수평적 대화를 사용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수직적 대화에 익숙한 분이 수평적 대화를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가볍거나 질서가 허물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애정표현은 더 어렵습니다. 우선, 자신의 독립된 감정을 느끼기도 쉽지 않습니다. 수직적 태도의 개인은 타인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감정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감정도 관계에 종속된 것입니다. 수평적 대화를 하려면,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감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표현하는 횟수를 늘이면 자신의 감정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개발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수평적 대화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배우자에 대한 공부, 특히 배우자의 관심사에 대해 연구가 필요합니다. 배우자에게 묻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한 번 말했는데 잊어버리는 것은 무관심의 특징이지요. 더 좋은 방법은 배우자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연구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음식, 자주 찾아 가는 장소, 자주 참여하는 활동, 자주 만나는 사람, 자주 통화하는 사람 등을 관찰하면서, 그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싫어하는 인물이나 주제도 파악합니다. 특히, 배우자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상황과 신호를 잘 기억합니다. 이렇게 시간을 쏟고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부인과의 대화가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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