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로 가라!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로 가라!

[ 문화목회 이야기 ] 창조적문화목회

성석환 목사
2013년 06월 20일(목) 11:41
한국교회는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다. 특히 미국이나 서구권에서 새롭게 유행하거나 영향력을 끼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어느 새 한국의 민감한 교회들이 도입하여 아무런 신학적 성찰 없이 적용하고는 한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 두 번 적용해 본 후에는 이 교회 저 교회 끌어다가 전파하고 보급하려 한다. 대부분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또 다시 이런 저런 세미나를 두리번거리며 새로운 트렌드를 찾아다니는 목회자들이 많다.
 
'창조적 문화목회'를 알리고 보급하면서도 이런 걱정이 늘 앞선다. 근본적으로 교회론과 선교론의 패러다임 변화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런 신학적 결단이 없이 그저 앞서 가는 것처럼 보이고 문화적인 격이 있어 보이며, 또 다른 교회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서 도입하는 것이라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분명한 것이다. 예산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결국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에큐메니칼 진영의 의제였던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를 복음주의 진영에서도 '선교적 교회'라는 주제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창조적 문화목회'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참여한다는 견지에서 '선교적 교회'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선교적 교회'는 '보내는 교회(sending church)'에서 '보냄 받은 교회(sent church)'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하나님이 교회공동체를 파송하신 그 역사, 문화, 현장, 지역에 선교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창조적 문화목회'가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역의 삶을 개선하고 하나님나라의 가치가 지배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기여하는 목회라면 당연히 '선교적 교회'의 논의와 긴밀히 연결되어야 한다. 문화적 유연성과 쌍방향 소통도 하나님이 아들을 세상으로 보내신 것처럼 우리 신앙공동체를 세상, 사회, 지역으로 보내셨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선교적 요청이다. 그렇다면 '창조적 문화목회'는 '선교적 교회'의 신학적 논의를 토대로 구성되어야 한다.
 
사실 이런 논의는 아주 없었던 것이 아니다. 7, 80년대 도시빈민선교나 민중교회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실천했던 전례가 있다. 시대적 상황이 변화되고 사회의 주도적 세력이 교체되면서 직접적인 열매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문화목회'나 '선교적 교회' 등의 논의는 보냄 받은 현장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한 과거의 그러한 실천에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21세기가 요구하는 탈이념적 요구에 충실히 응답해야 하지만 신학적 정향은 분명해야 한다.
 
'문화목회'는 문화를 도구화하거나 기능적으로 이해하면 그 신학적 함의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하나님은 이 시대의 문화 속으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파송하셨다. 아들을 보내신 것처럼 우리를 이 시대의 문화 속으로 보내셔서 기쁜 소식을 전하도록 하신다. 아들이 세상에 오셔서 하신 것처럼, 자유와 해방과 진리와 사랑을 전하라고 명하신다. '문화목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서 하신 일을 21세기 방식으로 재현하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분열과 소외, 개발과 탐욕이 뒤엉킨 한국의 지역공동체 속에서 교회가 여전히 끌어 모으기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문화목회'는 그저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일 뿐이다. 아직도 외래종교로 취급되는 기독교를 생각할 때 한국사회, 한국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새롭게 전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교회는 지역교회이어야 한다. 지역교회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요인이 있다면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창조적 문화목회'는 지역과 함께 하는 목회이다.
 
교회는 우선적으로 지역사회로 파송되었다. 21세기의 도시에서 지역사회는 정주 공동체가 아니라 문화공동체이다. 교회가 지역사회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지역의 문화를 하나님이 원하시는 문화로 변혁하는 것이다. '선교적 교회'로서의 교회는, 그러므로, '문화목회'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를 파송하신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한국사회와 그 지역에 보내신 하나님의 의도를 분명히 찾아내어 응답해야 한다.
 
성석환 목사 / 도시공동체연구소장ㆍ동숭교회 문화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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