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보다 중요한 사회성 능력

지식보다 중요한 사회성 능력

[ 교단일기 ] 교단일기

김천갑
2013년 06월 13일(목) 15:31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를 원한다. 사람의 무리(group/community)에 소속되어 살기를 원한다. 한 무리에 소속되어 조화롭게 살면서 그 무리의 일원(a member)이라는 느낌을 갖는 것을 '소속감'이라고 한다. 사람은 소속감을 가지고 있을 때,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
 
사람은 한 무리에 소속되어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고,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서 살고 싶은 본능(instinct)을 가지고 있다. 자기가 소속한 무리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교제를 하면서 기쁨을 느낀다. 많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소수의 사람, 적어도 한두 사람과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어야만 삶 속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않다(It is not good for the man to be alone)"고 말하면서 아담에게도 배필(helper)인 하와를 창조해주었다.
 
청소년들도 하나님께서 '사회적 존재(social being)'로 창조하셨다. 따라서 또래집단(peer group) 속에서 다른 친구들과 더불어 어울려서 살아야만 행복하다.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면 나름대로 특정 관심사와 활동을 공유하는 학생들끼리 무리짓기(grouping)를 시작한다. 만약 소외된 학생이 있다면 나름대로 다른 무리를 만들려고 노력하거나, 이미 무리짓기가 끝난 주도적 무리(hegemonic groups/publics)에 접근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
 
사회성 능력이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는 능력으로서 사회적 적응력과 원만한 대인관계 능력을 갖게 해준다. 높은 사회성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신을 대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반응한다. 다시 말해서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만약 내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이 부합하지 않으면 상대방과 소통을 하기 위해 자기 생각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로 유연하게 양보할 줄 안다. 물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옳다고 생각할 경우에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노력하지만, 상대방과 호의적인 관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잠정적으로 유보하는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상대방과 호의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위해서 다양한 방법과 전략을 생각해낸다. 사회성 능력을 가진 사람은 의식적ㆍ무의식적으로 상대방과 소통을 통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해낸다.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더불어 살려면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 왜냐하면 나의 생각대로만 살 수 없고, 모든 일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어느 정도 양보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해야한다. 말과 행동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불편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서 해야 한다. 그래서 '사회적 존재'로서 더불어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그 무리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할 규칙이 있다. 나에게 불편하고, 나의 맘에 들지 않더라도 모두가 함께 살아나가기 위해서 그 규칙을 지켜야만 한다. 그 규칙은 모두가 서로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구성원들이 질서 있게 살도록 모두가 동의하여 세워놓은 규칙이다. 그 규칙들을 하나씩 위반하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행동하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작동을 하면서 공동체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기 시작한다.
 
다음 고슴도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야할 때, 어떻게 사회성 능력을 발휘해야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때는 어느 때보다도 추운, 가장 추운 겨울이었다. 많은 동물들이 추위 때문에 죽었다. 고슴도치들도 그 상황을 인식하고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 무리지어 살기로 결정했다. 이런 식으로 그들이 함께 서로를 돕고 보호했다. 그러나 그들 각자의 가시가 가장 가까이 있는 동료들을 찔러 상처를 냈다. / 한참 후에 그들 각자가 다른 고슴도치와 거리를 두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홀로 떨어져 얼어 죽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은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들 동료의 가시의 찌름을 받아들이던가 아니면 지구상에서 사라지던가를 선택해야만 했다. 현명하게 그들은 되돌아가 다시 함께 더불어 살기로 결정했다. / 그들은 서로에게서 나오는 따뜻한 열을 받기 위해서는 동료와 함께 밀접한 관계성을 유지함으로써 받는 작은 상처를 감당하고 살아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상적인 세상에서는 완벽한 사람들이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살게 하는 가장 좋은 관계성이 있을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각자가 다른 사람들의 불완전함을 감당하고 사는 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존중할 수 있을 때, 가장 좋은 관계성을 이룰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고슴도치 이야기는 '나의 삶에서 나를 찔러서 상처를 주는 자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라!'는 교훈을 준다. 결론적으로 청소년들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려면 지식보다 중요한 사회성 능력을 습득해야 한다.

김천갑 교장/용북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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