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메이징 요셉'을 보고

뮤지컬 '어메이징 요셉'을 보고

[ 공연본색 ]

최무열
2013년 04월 29일(월) 09:43

성경 소재지만 기대 못미친 작품

지난 2월 뮤지컬 '어메이징 요셉'을 보았다. 세계적 거장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고 성경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 기대를 했으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나는 그 작품으로 라이센스뮤지컬의 총체적인 한계를 보는 것 같았다. 극장은 한국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인 샤롯데였고, 비교적 유명스타가 출연을 많이 해서 홍보도 나름 잘 돼 있는 상태였으나, 공연의 질은 그리 훌륭하지 못했다. 그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먼저 작품적 한계이다. 이 작품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첫 번째 뮤지컬이다. 즉 20살 천재의 치기어린 부분이 많이 들어가 있다. 이 작품을 작곡할 당시 가장 유명했던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를 흉내낸 파라오라든지, 어린이와 해설자를 등장시켜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그 당시는 파격적인 부분이었겠지만, 현대에 와서 그런 부분은 오히려 작품적 진부함을 준다. 즉 우리로 치자면 이 작품은 영국적 마당놀이의 자유로움과 해학이 들어가 있는데, 지나친 무대장치와 의상은 작품의 자유로움을 방해했고, 멋있기는 했으나 관객이 즐기기에는 부족했던 거 같다.
 
그리고 이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어려운 가운데 꿈을 잃어버리지 않고 묵묵히 견뎌내 결국은 성공한다는 내용인데, 이 작품은 그런 요셉이 강조되지 못했다. 오히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야 하는데 유혹에 넘어가 감옥에 가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어 크리스찬이 보기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왜곡이 되어 있었다. 작품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서 얼마든지 인물이 재창조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제목에서 말하듯 이 작품은 '꿈의 사람 요셉'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온갖 역경은 화려함 속에 감춰져 버렸고, 그래서 나중에 꿈이 이루어진 다음 감동은 없었다.
 
둘째 배우적 문제가 있다. 내가 본 날은 조성모, 최정원이 출연하는 날이었다. 둘 다 가요쪽에서, 뮤지컬쪽에서 베테랑이다. 하지만 열정적인 역할을 소화하는 것으로 국내 1인자인 최정원은 이 역자체가 본인에게 잘 맞지 않았고, 특별히 역에 빠져 들지 못한 조성모는 극 중 배역인 요셉에 빠져들지 못하고 가수 조성모로 존재하는 게 극을 보는데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앙상블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춤과 안무는 칭찬해 줄만하다. 단지 요셉의 형들로서의 모습들이 드러나지 않은 연기적인 문제는 과제로 남겨 놓았다.
 
이렇듯 잘 만들어진 거대한 뮤지컬도 작품성의 방향이 잘못 되면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라이센스 계약을 하지 않고 몇 년 전에 한 가난한 '요셉'이 그리운 건 이 작품이 화려함으로 승부를 거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해 준다.
 
내용적으로 유혹에 넘어간 요셉, 그리고 부활이 없는 수퍼스타 지저스 크라이스트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찜찜한 게 있다.

최무열 / MJ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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