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문화단체의 네트워킹

기독교문화단체의 네트워킹

[ 공연본색 ]

최무열
2013년 04월 15일(월) 11:21
어느 날 싸이월드 쪽지를 통해 누가 말을 걸어왔다. 예전 같으면 매일매일 싸이월드를 봤을 텐데 이틀이 지난 후 확인을 했다. 확인 후 거기에 적힌 전화번호로 즉시 전화를 하고 그 다음 날 만남을 가졌다. 내가 만난 분은 교회 안에 문화선교단체에서 섬기는 분이었고, 그분이 보내온 쪽지는 이러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MJ컴퍼니의 바울과 The Rock 정말 감사히 보았습니다. 저희는 아마추어 선교극단으로 지난 2년간 지역교회, 보육원, 양로원 방문 및 해외 단기선교 등을 통해 선교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에 하나님이 갑자기 대학로에 가서 전도하라는 마음을 주셔서, 급히 OO극장(대학로 소극장) 대관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원이로되 경험이 전혀 없어서 공연을 진행하기 위해 대표님을 찾아뵙고 좀 조언을 구해보면 좋을 듯하여 이렇게 불쑥 쪽지 드리게 되었습니다. 바쁘시더라도 시간 내어 주시면 저희의 조그만 사역에 큰 힘이 될 듯합니다. 공연 일정은 약 2주정도로 잡아 놓았고, 공연내용은 OOO의 이야기입니다. 평안하신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그분과의 만남은 약 한 시간 정도였다. 그분이 질문한 정도의 답변은 다 해드렸다. 모르시는 부분이 많아서 극장적인 문제(주로 음향에 대해서)와 대학로라는 특수성에 대한 것, 그리고 공연에서의 힘든 것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아마추어 단체가 프로공연을 시작할 때 발생하는 무수한 문제점을 말했고, 특히 프로배우들과의 소통이 쉽지 않음을 많이 얘기했다. 그분은 어쩌면 나를 만나고 나서 더 힘이 난 게 아니라 많은 걱정을 가지고 돌아가셨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힘이 나는 이야기를 해 드렸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거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현실인 것을. 나는 이런저런 단체들을 많이 봤다. 그리고 낙심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단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단체들은 많은 시간동안 전략을 가지고, 또 전술을 짜서 대학로에 들어왔으면 한다. 다들 하나님의 선한 용사로 대학로에 들어와야 하는데, 단지 선한 열정만 가지고 대학로에 입성한다. 그리고는 대학로를 한번만 밟아보고, 그 다음 아예 단체가 사라지거나, 대학로는 꿈도 못 꾸는 경우가 많다.
 
대학로는 공연이 시작되고, 끝나는 곳인만큼 공연단체들이 이곳에 들어오고자 한다. 그런데 기독교문화쪽에서 보면, 아니 기독교인으로 대학로 공연문화를 바라보면 안타깝기가 이를 때 없다. 너무 퇴폐적이고, 가치에 혼돈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기독교인이 대학로문화를 하나님의 문화로 바꾸고 싶어 도전한다. 그 도전에 성공해 어느 단체는 대학로에 상주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번 연재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기획의 부재, 홍보의 부재, 또 작품적 한계에 부딪혀 많은 단체들이 한번의 공연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많은 기독문화단체들이 먼저 네트워킹을 하고, 지금 막 대학로 및 여러 곳에서 문화사역을 하는 시작하는 단체들에게 서로의 노하우를 전수했으면 한다. 그러면 대학로가 좀 변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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