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얻어야 가르칠 수 있다

마음을 얻어야 가르칠 수 있다

[ 교단일기 ]

김천갑
2013년 04월 10일(수) 13:41
최근에 영재학급 특별강의에서 안드레아 가드너 저 '말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다.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자기의 말을 변화시킴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인간의 말은 언어학적 전문용어로 화행(話行, Speech Act)이다. 인간의 말은 몸으로 하는 행위처럼 실행력(實行力)이 있다.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첫 번째 비디오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저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I'M BLIND. PLEASE HELP.)"라는 말을 판지에 써놓고 도심의 인도에서 구걸을 한다. 그런데 지나가던 행인들은 별로 도와주지 않는다. 그런데 한 아가씨가 다가와 판지의 글을 읽더니 뒷면에 매직으로 다른 말을 써서 구걸용 깡통에 옆에 놓자마자 지나가는 행인들이 동전을 무더기로 던져주기 시작한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전이 쌓였다. 다시 그 아가씨가 찾아오자 걸인이 묻는다. "간판에다 뭘 했어요?" "똑 같이 썼지만, 다른 말을 사용했어요. 아름다운 날이지만, 저는 볼 수가 없습니다(I wrote the same, and different words: IT'S A BEAUTIFUL DAY, AND I CAN'T SEE IT.)" '말을 바꾸면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비디오이다. 우리말에도 "같은 말이라도 '아'가 다르고 '어'가 다르다"는 말이 있다. 하는 말에 따라 실행력이 다르다. 그래서 말은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두 번째 비디오에서는 아침에 자명종 시계가 울리면서 "회사에 갈 시간이에요. 회사에 갈 시간이에요(Time to go to work. Time to go to work.)"라는 소리가 나온다. 그 말을 듣고 침대에서 일어나야할 사람은 짜증을 내며 자명종 시계를 눌러버리고 다시 잠자리에 든다. 이 사람이 앞에서 언급한 첫 번째 비디오를 보면서 스마트폰에 "변화를 가져올 때다(Time to make a difference)"는 소리를 입력하고 아침에 이 소리가 나오도록 하자, 전과 달리 기분 좋은 모습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학생들이 자기주도 전인교육을 받으며 사용하는 자기주도 계획서(YMS FICHE PLANNER)에 주간ㆍ일일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면서 스스로 다짐하는 말을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와 같은 말을 자기주도 계획서의 빈칸에 쓰면서 자기 자신에게 다짐을 한다. 이것이 일종의 자신과의 내적 대화이다. 그러므로 자신과의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면, 자신의 삶의 경험, 즉 자기의 세계를 전면적으로 바꿀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부모와 교사의 변화된 말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지능이 아닌 노력에 대한 칭찬이 아이들의 삶과 세상을 바꾼다.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면 그들의 마음을 먼저 얻어야 한다. 그들의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우리가 하는 말은 모두 땅바닥에 떨어지고 만다. 마음에 도달하지 않는 말은 그들에 감동을 줄 기회도 갖지 못한다. 그냥 바람처럼 흩어질 뿐이다.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만나면 먼저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를 하고, 악수도 하고, 지나가다 만나면 그저 스쳐 지나지 않고 잠깐 멈춰서 얼굴을 보고 손을 잡아주고 말을 주고받는다. 무엇보다도 이름을 자주 불러준다. 가끔씩 아이들은 명찰을 가리며 이름을 불러주기를 기다린다. 교사가 이름을 알아맞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그렇게 교사가 자기 이름을 알아주기를 간절히 원한다.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지나가면 손수건을 내어주면서 물을 닦으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픈 데는 없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아침에 만나면 잘 잤는지 물어본다. 점심때에 만나면 점심 맛있게 먹으라고 인사한다. 가끔씩 어깨나 등을 다독여주며 격려하는 말을 한다. 잘 한 일이 있으면 부모에게 전화하여 그 아이에게 다양한 시도와 노력에 대해 칭찬을 해준다. 그들에게 부정적인 말보다 노력에 대한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해야만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마음을 얻어야만 가르칠 수 있고 그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잠언 25:11)"인 것처럼 말은 가려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해야만 아이들의 삶과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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