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각오 4명이면 교회가 산다- 김연숙 권사(상)

죽을 각오 4명이면 교회가 산다- 김연숙 권사(상)

[ 향유와 옥합 ]

강영길
2013년 04월 10일(수) 11:07
주일학교 교사 실패로 자살 생각

   

 
화순 신광교회 김연숙 권사(54)를 만났다. 이 젊은 권사의 간증은 너무나 가슴 아프고 슬프기도 하지만 성령의 역사가 함께하신 감동의 사연이었다.
 
스무 살이 넘자 김 권사는 고향인 고흥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21살의 초겨울 수요일 저녁에 교회 종소리를 듣고 친구들을 데리고 교회에 갔다. 난생 처음 예배당에 앉았는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자기 인생이 고난에 처한 것도 아니고 성격이 어두운 것도 아니다. 꽃다운 21살, 발랄한 처녀였다. 그런데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져서 온몸에 힘이 다 빠질 때까지 울었다.
 
그 뒤로도 한동안 교회는 안갔다. 어느 날 마음속의 그 무엇인가가 성경을 보고 싶어 못 견디게 만들었다. 김 권사는 친척 집 방바닥에 놓인 성경을 펼친 순간 한 문장을 발견했다.
 
"너는 내 사랑하는 딸이다."
 
그 말씀을 본 순간 또다시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나는 것이다. 도무지 알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이 눈물이 났다. 김 권사는 그 손바닥만 한 성경을 들고 이불 속에 들어가서 하염없이 울었고 그때부터 교회에 나갔다.
 
건국대학교 근처의 교회에 나가서 주일학교 교사를 했다. 그때는 거의 교회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처음 맡은 반 아이들이 7명이었고 이 아이들을 성심성의껏 돌봤다. 하지만 일 년이 지나자 세 명이 되었다. 그래서 김 권사는 절망감에 빠져 자살을 결심했다. 주일학교 학생 세 명 줄었다고 자살하면 요즘은 자살 안 할 교사가 없을 지도 모른다.
 
김 권사는 삶을 정리하는 기분으로 철야기도를 가서 눈물로 기도를 했다. 낯선 전도사님이 김 권사에게 오더니 이렇게 말한다.
 
"주일학교 교사를 하세요."
 
그래서 김 권사가 대답했다.
 
"지금 주일학교 그만 두고 자살하려고 하는 참인데요.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글쎄, 하나님이 자매님께 그렇게 말하라고 말씀하신 것 같아요."
 
김 권사는 그 말이 곧 하나님의 뜻이다 싶어서 다시 힘을 내기로 했다. 김 권사는 그때부터 주머니를 털어 사탕을 사서 한 봉지씩 포장을 하고 교회 근처 동네를 누비고 다녔다. 집집마다 빠짐없이 다녔다. 외판원을 하라고 했으면 그처럼 못 했을 텐데 하나님 일이라고 하니까 그런 용기가 났을까? 아니다. 지금 하라고 해도 못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대단한 열성이었으나 그 열성은 자신이 낸 것이 아니라 21살 처녀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라고 하나님이 내려 주신 선물이었다.
 
그렇게 일 년을 하고 나니 초등학교 1학년인 김 권사 반만 56명이 되었다. 그 반이 나머지 전체보다 많았다. 초등학교 1학년으로 된 교회 하나를 세운 셈이다.
 
그때는 교사가 되려면 철두철미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벽기도고 철야고, 안 하면 교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때만큼 열정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을 포함해서 요즘 주일학교 교사들이 많이 안일한 것을 김 권사는 안타까워했다.
 
불과 54세의 김 권사에게는 하룻밤에는 다 말할 수 없는 길고 긴 사연이 있다. 김 권사가 오빠의 권유로 결혼을 했는데 시댁이 남녀호랑개교 전남지부장이었다. 그냥 신자가 아니라 전남 지역 총 책임자의 자리에 있는 집에 시집을 갔다.

강영길/온누리교회, 소설가, 내인생쓰기 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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