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교회 개척, 중미선교에 큰 바람 계기

한인교회 개척, 중미선교에 큰 바람 계기

[ 땅끝에서온편지 ]

장덕인 선교사
2013년 03월 28일(목) 14:56
선교지의 내란 문제와 선교지 철수 등이 겹쳐서 분주한 와중에 선교지에 방문할 때마다 갔다 놓았던 이민 가방 7개 분량의 짐을 다 농민반란군 사파티스에게 빼앗겼고 그후 10개월 정도 뒤에 한국어 책만 가스팔 목사님을 통해서 전달 받았다.
 
우리가 준비하며 기도하고 가려고 했던 선교지는 가지 못했지만, 가난하고 억울한 과부와도 같이 손에 스페인어와 영어 사전을 들고 날마다 이민국에 부부가 출근해 통하지 않는 언어로 어렵고 힘들게 체류비자를 받고 고국으로 철수했다. 파송교회에서는 당회의 선교지 철수는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분위기로 인하여 현지사정은 고려하지도 않고, 철수한지 한달도 채 안되어 다시 무조건 그 지역으로 가라는 당회의 지시가 있었다. 현지의 사정과 대사관의 입장을 잘아는 저로서는 멕시코의 다른 지역으로 갈수 있으나 내란 지역은 외국인 학자들과 선교사들을 추방했고 당시 뿐 아니라 그후로도 수년 간 내란은 지속됐다. 그리하여 파송교회와 협정과 이해관계가 깊어지므로 부득불 사임 하게됐다. 1993년 파송 당시 모든 생활비품을 정리하고 멕시코로 갔으므로 숟가락 하나 없는 상황이라 가족들과 광성기도원에 들어갔다. 한 달 여 동안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을 바라며 묵묵히 기도하며 생활하고 있을 때에, 40년을 목회하시다 은퇴하신 아버님께서 "고국에 있지말고 다시 선교사로 가거라. 하나님과 성도들 앞에서 약속한 선교사명을 최소한 3년은 해야 되지 않겠냐"(당시 총회 파송선교사는 3년이 한 텀으로 규정되어 있었다)고 말씀하셔서 이를 마음에 새기며 기도하던 중 마침 부천 지역에서 개척교회를 하시는 동기 목사님들의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고, 전후 사정을 들은 동기 목사들이 어려운 중에도 선교에 뜨거운 열정으로 각 교회에서 조금씩 모아 우리 가족 비행기 값을 해 주었다. 결국 하나님과 성도들 앞에서 서약한 3년 간의 선교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총회의 재파송을 받아 철수 3개월 만인 그해 여름, 다시 멕시코로 갔다. 그 때 동기 목사들의 힘으로 멕시코 선교 초창기 기틀이 세워진 것이다. 첫 번 파송교회와의 아픔이 있었기에 다시는 힘이 없어서 고통당하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다. 짧은 기간의 경험으로 선교의 장을 생각할 때 후원만을 의지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자립선교를 하기위해 한인교회 개척을 해야겠다고 결단 했다. 멕시코 시티에 있는 동안 한인교회 출석을 할 때 한인들은 열심히 살며 선교에도 관심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우리 한인들을 거점으로 한인교회를 세워 그들의 믿음과 선교의 열정으로 멕시코 선교를 하면 좋을것 같았다.
 
1994년 8월 멕시코 제2의 도시 과달라하라에 와서 지금까지 한 곳에서 묵묵히 감사함으로 사역을 감당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당시 이곳은 한인교회가 없었고 교민은 어린이를 포함해 1백명 미만이었다. 도착한 다음날 집을 구하고 3일 만에 집에서 개척예배를 드린 후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한인 목회와 현지인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과달라하라는 인구 5백만명으로 현재 교민은 약 5백명이지만 한인교회가 3곳이나 더 있다.
 
이 먼 멕시코 선교를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가능했다. 하나님께 가장 감사한 일은 이 작은 한인 사회에서 저희 교회를 통해 세례받은 사람이 1백60명(멕시칸은 약 20명)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천하보다도 귀한 영혼들이 멕시코에 와서 교회를 찾고 세례를 받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 이와 같이 한인교회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저를 보내주신 파송교회와 멕시코 선교를 위해 오늘까지 후원해주시고 가장 큰 힘인 기도의 능력이라 믿으며 이 지면을 통해 다 말씀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고개숙여 감사를 드린다. 제가 섬기는 교회는 이제 제2의 도약을 했다. 2013년에 과달라하라 한인교회에서 멕시코 명성교회로 교회명을 바꿨다. 다시 한번 개척하는 마음으로, 또한 중미지역에 선교의 힘을 불어넣는 교회가 되기를 소원한다.
 
장덕인 선교사(멕시코)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