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모든 신을 위한 판테온(Pantheon)

13. 모든 신을 위한 판테온(Pantheon)

[ 여행스케치 ]

김정기 목사
2013년 03월 27일(수) 11:51

마치 유럽의 수도같은 로마를 둘러보면 왕궁이나 콜로세움 등 많은 유적이 보이듯이, 신학도인 필자에겐 오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신들의 전 판테온이 있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이 도심속의 신전은 AD 1백25년 로마의 하드리아누스 황제 때 재건된 것으로 기원전 아그리파 왕이 건립하여 주후 80년에 큰 불로 소실됐었다고 한다. 만신전 정면에는 'M.AGRIPPA'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조각되어있어서 2천년도 더 된 기원전의 유적임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그리파 왕의 조각물은 필자가 미술을 공부할 때 처음으로 접한 것이었는데 여기서 그의 흔적을 보게 되다니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이 만신전은 주후 609년 교황 보니파시오 때 가톨릭 성당으로 사용된 적이 있는데 한 때는 예수님의 상이 중앙에 놓여져 있어서 모든 신들을 예수님이 다스린 격이 되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주님은 모든 신중에 신이시며 왕중의 왕(King of Kings)이심을 입중한 셈이 된다.
 
이 건물은 수세기를 거치면서 겪은 수난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르네상스 이후 이 건물은 로마의 큰 인물들의 무덤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유명한 화가 라파엘이나 이태리를 통일시킨 임마누엘레 2세와 건축가 페루치, 작곡가 코넬리 등이 이곳에 묻혀있다. 약탈과 방화 종교적 변신등을 수없이 겪으면서 이 건물은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돔(Dome)양식의 구조물로 인류 역사의 종교적, 건축적 유산으로 남아 있다. 로마에 가면 여러곳을 둘러 보게 되지만 이곳만은 절대 빠뜨리지 말고 둘러 봐야 한다. 인간이 가진 종교심성과 죽음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작은 배낭을 메고 혼자 이곳에 들른 때는 1991년 봄이었다.

김정기 목사 / 조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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