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목회와 문화적 소통

문화목회와 문화적 소통

[ 문화목회 이야기 ]

성석환 목사
2013년 02월 27일(수) 15:26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공동체

최근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때로 섬뜩할 정도다. 때로 억울한 점도 있고 그들이 기독교를 심하게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우리도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교회를 비판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그들과의 소통에 실패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정신과 의사 하지현은 '도시 심리학'(2009)에서 한국 개신교의 공격적인 전도방식을 두고 오늘의 시대적 정서와는 전혀 다른 '역주행'이라고 표현한다. 또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교회나 그리스도인들은 '엉뚱한, 분위기 망치는, 이기적인, 무례한, 비상식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만들어 낸 잘못된 이미지 탓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모습이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 살피고 오해될 소지가 있는 부분은 바꿔서 소통의 가능성을 넓혀 놓아야 한다.
 
마음에 안 든다고 언론을 향해 큰소리를 치며 열을 내고, 교회의 재산과 소유권 분쟁으로 법정에 서며, 보란 듯이 세습을 감행하고, 개인적인 정치적 의견을 마치 신의 뜻인 양 강요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우리를 소통이 불가능한 집단이라고 여긴다. 사실 그 동안 한국사회를 위해 한국교회가 감당한 그 많은 긍정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도 바로 소통능력이 부족한 탓으로 보인다. 너무도 과격하고 공격적이어서 조금이라도 자신과 다른 의견이 있다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권위적 태도를 가진 성직자들을 보면 지금 한국사회의 소통부재의 책임이 교회에 있지 않나 하는 자책까지도 생긴다. 
 
무엇보다 절박한 것은 시민사회의 공공 영역에서 기독교가 공공의 선을 풍요하게 하는 일에 긍정적으로 기여하여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창조적 문화목회'는 교회공동체 속의 소통, 그리고 교회와 지역사회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기여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교회가 이웃과 소통할 뿐만 아니라 우리 안에 만연한 소통부재와 불신을 극복하는 지도력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교회가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익숙한 이 시대의 소통방식을 배워야 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문화적' 소통방식이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 공존하면서 공동체의 선을 위한 협력이 문화적으로 수행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시대이다.
 
여전히 외래 종교로 인식되고 있는 기독교는 외부 사람들에게 너무도 이질적인 문화를 가진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가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하고, 대중문화에 담겨있는 다양한 표현양식들과 담론들로부터 풍부한 소통방식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하여 우리와 생각이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른 이들과 공존하면서 우리가 믿는 복음의 진리를 진정성 있게 펼치는 '창조적인 문화목회'의 여정에 동참해야 한다. 문화적 소통능력을 구비한 문화목회는 소통부재 때문에 발생하는 우리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더 좋은 사회, 더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도덕적 지도력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이 일은 거룩의 자리를 버리고 문화 속으로 오신 주님께서 먼저 하신 일이다.
 
성석환 목사 / 도시공동체연구소장ㆍ동숭교회 문화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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