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집사님 딸이 우울증 걸려 자살했는데, 그 집사님을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요?

교회 집사님 딸이 우울증 걸려 자살했는데, 그 집사님을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요?

[ 상담Q&A ] 상담Q&A

황해국 목사
2013년 02월 27일(수) 15:19

   
Q : 저는 교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싶은 40대 주부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교회에서 잘 알고 지내던 친구 집사님의 딸이 자살해 죽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여대생은 교회를 잘 다니던 사람이었는데 한동안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해 죽었던 것입니다. 자살해 죽으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교육을 받았는데 그렇다면 그 여학생은 구원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인가요? 그리고 저는 그 친구를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하는가요?
 
A : 근자에 자살의 문제는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예수님을 잘 믿었다는 연예인들이 자살하는 일을 통해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기도 하고 그들의 구원 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로는 그 가족들을 어떻게 위로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살해 죽은 자녀를 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충격과 함께 상실감,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원망, 자녀에게 더 잘해주지 못했고 내 죄 때문이라는 자책감, 그리고 내 자녀가 과연 구원을 받았겠는가 하는 중복된 고통에 시달릴 것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꼭 잊지 말아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병변(病變)을 고려해야 하는 일입니다. DSM-4(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4)에 보면 주요 우울증의 진단 기준이 있는데 우울증이란 우울한 증상(우울한 기분,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이 2주 이상 연속적으로 지속되는 변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병변 중 9번째가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특정한 계획 없이 반복되는 자살 생각, 또는 자살 기도나 자살 수행에 대한 특정계획'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보름 이상 우울한 상태에서 자살을 계획하거나 이를 실행할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감기 걸린 사람이 콧물이 나거나 기침하는 것이 감기의 병변인 것처럼,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은 그 병 때문인 것입니다. 이를 지나치게 신앙과 결부시켜 그 사람이 구원을 받았다 안 받았다 다른 사람이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입니다. 따라서 그 사람이 예수님을 믿고 신앙 생활했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구원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자살을 시도했거나 또는 시도했다가 죽었다면 그의 병, 우울증 때문에 죽었을 가능성이 많은 것이기에 이를 꼭 구원의 문제로 판단하고 지옥에 간 사람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어도 암 때문에 죽었을 경우, 이를 구원문제와 직결해서 문제 삼는 사람이 없는데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자살해 죽었다는 것을 지나치게 교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평상시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정신 건강에 신경을 더 써야 할 것이고, 또한 자살에 대한 엄격한 교육과 신앙적인 지도를 철저하게 할 것입니다. 자살을 택한 사람의 절박한 사정을 이해하고, 자살해 죽은 자녀를 생각하는 부모의 애타는 마음을 고려하여 자살의 문제를 함부로 판단하고 말하는 것은 금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고통과 절망 속에 있는 부모와 그 가족을 위로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구원의 문제는 병변으로 나타난 현재의 행위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신앙고백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도 얼마든지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고 그것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을 잘 살펴서 그들의 고통과 그들이 보내는 도움을 청하는 메시지를 경청하고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건강한 성도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황해국 목사 / 세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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