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은혜 속에 산다"만 확신- 이정옥 권사(하)

"하나님 은혜 속에 산다"만 확신- 이정옥 권사(하)

[ 향유와 옥합 ] 향유와 옥합

강영길
2013년 02월 15일(금) 10:48

"결혼 후 처음으로 신철원의 교회에 나가서 부흥 사경회를 했어요. 집회를 하는데 남들은 눈물 콧물을 흘리는데 뭐, 눈물이 나야 콧물도 나지, 나는 아주 맹숭맹숭했어. 남들은 다들 엎드려서 울고불고 하니까 나 혼자 앉아 있기도 창피하고 그 사람들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도 없어서 나도 성령의 감동을 받은 척 하느라고 엎드렸지. 일어나지도 못하고 얼마나 엎드려 있었던지 무척이나 힘이 들었어. 이게 무슨 장난인가 싶기도 하구."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내대리교회 부흥회에서 마음에 깊은 감동이 오면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가슴이 얼마나 울렁거렸는지 모른다. 감정이 메마른 편인 그에게 감동의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눈물도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나온다. 그런 감동의 눈물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이 권사는 그때부터 하나님에게 사로잡힌 바 되었다.
 
시집을 와서 보니 시어머니 신앙이 좋았다. 이 권사도 몇 년씩 할부로 끊어서 수백만 원씩 작정 헌금을 할 만큼 헌신된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신앙이 더 좋으셨다고 한다. 시댁은 그저 아주 평범하고 가난한 시골 집안인데 추수감사절이면 마차에 몇 가마씩 쌀을 싣고 와서 헌금을 한다. 그러면 동네 사람들이 형편도 가난하면서 저렇게 쌀을 몇 가마씩 헌금한다고 흉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동네 사람들 눈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저 하나님만 바라보고 산 분이다.
 
한 번은 시어머니에게 귀신이 들어왔다. 아주 추운 겨울 수요일 오후의 일이다. 예배를 드리러 가야 하니 저녁 드시라고 해도 시어머니는 눈을 감은 채 누워있다. 어서 눈뜨고 밥을 잡수라고 하니 이렇게 말씀하신다.
 
"여기 있는 기집애들, 저기 셋이 있으니까 기집애들 먼저 주어. 난 이따 천천히 먹을 테니까."

이 권사는 귀신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찬송가를 불렀다.

"아, 그눔의 노래 듣기도 싫으니 썩 그만 둬. 기집애들 밥이나 주라니까 노래는 무슨 노래야."
 
이러셨다. 그때, 목사님들 말씀이 기억났다. 마귀가 있다고 생각될 때는 강력하게 대적을 하라고 했지 않은가? 그래서 있는 대로 소리를 질렀다.
 
"이 쌍놈의 기집애들 감히 누구네 집에 와서 지랄들이야? 우리는 하나님 섬기고 예수님 섬기는 가정인데 어딜 와서 지랄들이냐구? 내가 장작개비 가져와서 너희들 다 때려서 내쫓을 테야."
 
소리치면서 자기 입에서 그런 욕이 나온 데에 자신이 더 놀랐다. 이 권사는 할 수 있는 한 큰 소리를 질러서 귀신을 내쫓았다.
 
내대리교회에는 크게 잘 사는 분이 없이 대다수가 농사꾼이다. 이 권사는 이렇게 말했다. "능력들이 부족해서 힘을 합해 하는 거지."
 
이 권사의 말이 교회의 본질을 가장 잘 표현한 것 아닐까. 우리는 너나없이 다 부족한 사람들, 하나님은 우리가 힘을 합해 일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이 권사는 치유의 경험도 있고 환상체험도 있고 성령체험도 있으며 결혼 후 평생 헌신한 일꾼이다. 그러나 본인은 성경도 찬송도 잘 모르고 헌신한 것도 없고 신앙생활도 잘 못 했고 기억하는 것도 없다고 한다. 자신에게 있는 가장 확실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권사는 매일 88장 찬송을 부른다. 내 진정 사모하는 친구가 되시는 구주 예수님, 예수님이 친구라는 것을 생각하면 삶의 모든 것이 감사하다. 일하면서도 감사하고 잘 때도 감사하고 아침에 일어나도 감사하고 밥 먹는 것도 감사하다. 특별히 더 행복하고 덜 행복한 것도 없다. 늘 동일하게 감사하기 때문이다.

강영길/온누리교회, 소설가, 내인생쓰기 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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