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 부족하면 힘을 합해 하는 거지- 이정옥 권사(상)

능력이 부족하면 힘을 합해 하는 거지- 이정옥 권사(상)

[ 향유와 옥합 ] 향유와 옥합-이정옥 권사

강영길
2013년 02월 13일(수) 17:37
"새하얀 옷을 입어서 그렇단다"
 
   

사실 이 땅 어디에 가도 간증할 사람은 많다. 하지만 관계신비주의자이신 하나님이 주신 사람이 따로 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만난 분이 강원도 철원, 내대리교회 이정옥 권사(67세)다.
 
이 권사와 만난 내대리교회 안에는 늘 찬양이 울리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교회에 울리는 찬송가가 경건한 마음을 갖게 했다. 몇 고개만 넘으면 북한 땅인 마을이라 이따금 대포소리가 들렸는데 찬송가와 대포소리가 참 묘하게 어울렸다.
 
자기는 잘 모른다는 것, 간증할 거리가 없다며 쑥스러운 미소로 일관한 이정옥 권사는 겸손 그 자체였다.
 
이 권사는 황해도가 고향이다. 전쟁 때 부모님이 가족을 데리고 남으로 내려왔다. 처음엔 전라도 여수 근처에 살다가 철원 동성리 근처의 입금리라는 데로 이사 왔다. 원래는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올라온 것인데 고향은 이제 갈 수 없는 땅이 되어서 고향에서 가까운 철원에 자리를 잡았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친정어머니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다. 어머니는 새벽기도에 나갈 때도 반드시 세수를 하고 나가셨다. 물도 귀한데 왜 그리 세수를 하느냐고 물으면 어머니는 하나님 앞에 나가는데 대충 나갈 수 없다고 하셨다. 누군가 한 말대로 대통령 만나러 가면서 맨얼굴로 가겠냐고, 대통령이랑 비교도 안 되는 하나님 만나러 가면서 맨얼굴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 어머니의 태도였다.
 
친정어머니는 말 그대로 일자무식이었으나 찬송을 다 외운 것은 물론 웬만한 성경구절도 다 알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는 성경을 통해 한글도 깨우치셨다. 어머니는 남에게 절대로 신세를 안 지려는 성품이셔서 심지어 교회 쌀을 축낸다며 교회 밥도 드시질 않으셨다. 이 권사는 어머니를 통해 예수님을 알았으나 어려서는 교회에 다니기가 싫어서 교회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비판하곤 했다.
 
"예수 믿는 사람은 말도 많아. 이것저것 불평도 많고. 예수 믿는 사람이 저 따위야."
 
그러면 어머니가 이렇게 대답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똑 같은 일을 해도 예수 믿는 사람들이 더 나빠 보이는 거지."
 
어머니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았다. 같은 잘못을 해도 예수 믿는 사람이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았다. "엄마 말을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런데 왜 예수 믿는 사람들이 더 나빠 보일까요?"
 
이 권사 질문에 어머니가 잊지 못할 대답을 했다. "예수 믿는 사람은 다들 새하얀 옷을 입어서 그렇단다. 옷에 먹물이 떨어져봐라. 흰옷을 입으면 금방 표가 나잖니? 예수 믿는 건 그런 거란다. 하얀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사는 거지."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나중에 보니 요한 계시록 3:4절에 흰옷 입은 사람이 나온다. "그러나 사데에 그 옷을 더럽히지 아니한 자 몇 명이 네게 있어 흰 옷을 입고 나와 함께 다니리니 그들은 합당한 자인 연고라."
 
친정어머니가 이 성구를 알고 말했는지는 이 권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말씀에 합당한 자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마치 흰옷을 입고 사는 것과 같은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강영길/온누리교회, 소설가, 내인생쓰기 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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