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만 하는 것보다 해봐야 안다

듣기만 하는 것보다 해봐야 안다

[ 교단일기 ] 해봐야 안다

김천갑
2013년 01월 31일(목) 15:40
[교단일기]
 
최근에 2주간 핀란드와 덴마크 교육탐방을 다니면서 그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교육시키는지 유심히 관찰했다. 한국의 교육과 그들의 교육은 어떻게 다른지 인식하게 되었다.
 
핀란드 헬싱키는 올해 1월에 섭씨 영하 15도까지 내려갔다. 심한 경우는 섭씨 영하 17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시내 번화가를 향해 걸어가다가 주택가에 있는 작은 공원 옆을 지나가면서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눈이 하얗게 덮힌 공원에 나와서 부모들은 아이들을 지켜보기만 하고 어린 아이들이 눈밭에서 알아서 놀게 놔두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하루에 적어도 2시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이들을 밖에 데리고 나간다고 한다.
 
야외 상황이 어떠하든지 어린아이들부터 청소년까지 밖에서 노는 것을 중요시 한다. 자연 속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노는 법을 배우게 하고 질서를 지키게 한다. 유치원에서는 안전을 위해 밖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노란 재킷을 입혀서 잘 보이게 했다. 교사는 아이들을 지켜보기만 하고 아이들은 눈 덮인 숲과 정원에서 뛰어놀았다. 그리고 실내에서도 그림을 그리거나 레고를 가지고 놀거나 다양한 놀이도구를 가지고 논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놀이나 실습을 통해서 배우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수공예시간에는 전기재봉틀의 사용법을 배우고, 스스로 디자인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재봉틀을 사용한다. 온갖 기자재들이 모두 갖추어진 목공예 작업실에서 모두가 둘 씩 짝을 지어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톱으로 자르고 날카롭게 잘린 모서리 부분을 샌드페이퍼로 다듬은 널빤지를 바이트로 고정시키고 본드를 바르고 못을 박아서 물건을 만들고 있었다. 한 학생도 놀고 있는 학생이 없다. 한 여학생은 박다가 휘어진 못을 편 후 못 박기를 여러 번 다시 시도하다가 지도 선생님의 코치를 받고나서 완성품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온전한 실습을 위해서 가정실과 목공예실에는 온갖 기자재들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수학시간에도 학생들은 시계 모형을 가지고 시간 계산과 시간 읽기, 시간 나타내기를 실습한다. 학생들이 손을 들고 있다가 교사가 지시하면, 나와서 교실 앞 스마트보드에 실행되어 있는 시계 프로그램에 지시한 시간을 분침을 돌려서 맞춘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다양한 시계 그림을 보고 그 시간을 적어 넣기도 한다. 둘씩 짝을 지어서 교과서의 문제를 풀기도 한다. 4학년 학생들 몇 명이 들어와서 일부 학생들로 그룹을 지은 후 다른 교실에 가서 선생님이 준 일련의 카드로 시간 맞추기 놀이를 하며 지도하는 것도 볼 수 있다.
 
덴마크에서는 학생들이 실습을 통해서 배우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학습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치로서 '학생들이 실습을 통해 배우도록 돕는 방법'을 전문적으로 훈련받는다. 반복적으로 이론을 배우면 실습을 하면서 이론을 실습을 통해 활용하는 법을 알도록 배운다. 이론을 활용하는 법을 실습을 통해 철저하게 숙달시킴으로써 교육 현장에서, 다시 말해 교실 수업에서 현장충격을 겪지 않도록 교사를 준비시킨다. 교사가 될 사람은 경험을 기반으로 자신이 가르치는 교과에서 능숙함이 요구된다.
 
중국 유교 속담에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직접 해본 것은 이해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 스스로 해봐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학습효과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읽은 것은 10%가 학습이 되고, 들은 것은 20%, 본 것은 30%, 보고 들을 것은 50%, 다른 사람과 논의한 것은 70%, 개인적으로 경험한 것은 80%, 다른 사람에게 가르친 것은 95%를 학습한다. 이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습을 통해 배우고, 함께 논의하고, 다른 사람을 가르쳐주면서 배우는 핀란드와 덴마크 아이들이 듣기만 하면서 배운 이론이나 지식들을 시험이 끝나면 다 잊어버리는 우리 아이들보다 훨씬 활용 가능한 지식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천갑/용북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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