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족을 꾸준히 섬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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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에서온편지 ] 이반족 선교

허석구목사
2013년 01월 24일(목) 14:07

[땅끝에서 온 편지]

사라왁 밀림선교 -2

이반족은 강을 끼고 살고 있다. 강이 흘러가는 방향과 평행하여 가능하면 동향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아침에 해가 뜨면 1백m 이상되는 목조 건물 안으로 골고루 햇빛이 스며들도록 그들의 긴 집 소위 롱하우스를 짓는다. 1호실부터 15호실 혹은 24호실 그 이상되는 롱하우스도 많다. 추장은 대체로 롱하우스 중간 부분에 살고 있는데, 추장집 부근에 사는 사람들이 지위도 높은 편이다. 만일 새로 이사오는 사람은 가장 끝 번호를 배당받고 지붕을 연장하여 짓는다. 이들은 꽤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깊은 밀림인지라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아서 자가발전하는 곳이 많다. 낮에는 전기 사용을 특별한 때가 아니면 못한다.
 
이반족을 전도하려면 마을에 직접 찾아가서는 큰 소득이 없다. 오히려 도시 부근의 시장에서 이반족 추장을 만나서 밥도 대접하며 그의 믿음을 먼저 얻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사라왁에 처음 도착한 선교사는 혼자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현지 목사를 통해서 모든 밀림의 정보를 얻게 되고, 이반족 추장을 만나거나 이반족 마을 소식을 듣고 함께 활동해야 한다.
 
이반족 선교에 관심을 가진 현지 목사도 한국 선교사와 함께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 선교사로 인하여 선교활동이 더 잘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15년 동안 사라왁 밀림선교를 한 결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스꺼랑(Skrang) 강을 따라 있는 27개 마을 중에 9개 마을이 예수를 영접하여 지금까지 잘 믿고 있다. 이제는 이반족 스스로 다른 이반족 마을에까지 가서 전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이반족이 예수를 잘 믿는 때가 있다는 점이다.
 
이반족이 예수를 잘 믿는 때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이반족은 자정이 넘어서 예수를 잘 영접한다. 필자가 발견한 것은 밀림에 사는 이반족은 예수를 믿을 때 집단적으로 개종한다. 그들은 조상 때부터 샤마니즘, 정령숭배사상을 가지고 있다. 이반족은 모든 자연에 영들이 깃들어 있다고 믿을 뿐만 아니라 귀신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반족이 전도를 받고 예수를 믿기로 결단하는 시간은 밤 12시 이후라는 점이다.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 9시쯤 되어야 예배를 드리게 되고 밤 12시가 넘어야 비로소 결단을 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 선교사는 밤에 이반족 전도가 시작되면 잠을 자서는 안 된다.
 
2)이반족은 명절 때에 예수를 잘 영접한다. 우리나라 설날에 해당하는 하리 가와이(Hari Gawai)라는 명절에 부흥전도집회를 가지는 마을도 있다.
 
3)이반족은 어렵고 힘든 일이 일어났을 때 예수를 잘 영접한다. 눈에 암이 발생하여 복숭아 크기 만한 안암 환자를 방문하여 기도를 한 적이 있었다. 온 가족이 부적을 불 태웠고 얼마 있다가 그 환자는 죽었지만 그 이후에 온 가족이 예수를 영접했다. 숭아이 삐낭(Sungai Pinang)이라는 15가구 성인 1백3명이 살고 있었다. 위급한 상황에 빠진 마을 전체 주민들이 전도를 받고 집단 개종한 예이다. 농사도 계속 흉년이 들고, 사람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었을 때에 그들이 필자와 다닐까와 목사의 방문을 받고 복음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고백에 의하면, "마치 한 줄기 빛이 우리 마을에 비추어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온 마을 사람이 예수를 믿은 이후에 아무도 죽어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이구동성으로 그들은 간증했다.
 
4)이반족은 장례식 이후에 예수를 잘 영접한다. 선교사는 이반족 장례식장에 열심히 찾아가서 관심을 보이고 기도해주며 그들을 위로해 주어야 한다.
 
5)이반족은 영결식 이후에 예수를 특히 잘 영접한다. 이반족은 장례식 이후에 집단 영결식 가와이 안뚜(Gawai Antu)를 행한다. 이반족 집단 영결식은 이반족 마을의 경제 사정이 가장 좋을 때를 택해서 행해진다. 그러므로, 이반족 마을에서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집단 영결식이다. 선교사는 수소문하여 이반족 집단 영결식장을 미리 찾아가서 추장을 설득시켜야 한다. 집단 영결식에 선교사를 초청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집단 영결식이 끝나면 이반족은 집단개종의 시기가 왔다고 그들 스스로 믿기 때문이다. 기독교를 믿으면 귀신을 겁내거나 귀신을 위해서 더 이상 제물을 바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예수 이름으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범사에 응답하신다는 것도 강조해야 한다. 물론 영생복락의 기쁜 소식도 알려 주어야 한다.

허석구/인도네시아 선교사, 1990년 총회 파송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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